사별 후 홀로 남은 부모의 황혼 연애를 바라보는 자녀의 복잡한 심경을 담은 사연이 공개돼 온라인상에서 공감을 얻고 있다. 머리로는 부모의 행복을 바라면 서도 감정적으로는 가슴 한구석의 서운함과 망자에 대한 죄책감을 이겨내기 힘들다는 현실적인 고백이다.
지난 28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친정 아버지가 황혼 연애를 시작하셨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4년 전 어머니를 여의고 혼자 지내던 아버지가 올봄부터 새로운 인연을 만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A씨는 동생을 통해 아버지의 교제 사실을 처음 접했다. 하필 어머니의 기일이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던 탓에 처음에는 당황스러운 마음이 앞섰다고 전했다. 아버지가 지인을 통해 소개받은 상대방은 비슷한 연배에 자녀들을 모두 독립시킨 홀몸으로 알려졌다.
상대방에게 별다른 결격 사유가 없음에도 A씨는 마음을 쉽게 정리하지 못했다. 아버지가 외로움을 털고 행복하게 지내길 바라는 마음과 별개로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미안함이 복잡하게 얽혔기 때문이다. 남편의 위로나 조언 역시 감정적인 응어리를 풀어주지는 못했다.
가족 및 시댁과의 관계에서 오는 불편함도 고충으로 작용했다. A씨는 시어머니가 아버지의 황혼 교제 소식을 듣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정작 자신은 지극히 사적인 친정의 감정선이 외부로 노출된 듯한 거부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결혼 이후 시댁의 시선까지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감정 표현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부모의 노년 삶과 외로움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한편, 자녀 입장에서 부모의 재혼이나 교제를 받아들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A씨의 감정에 공감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