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28일(토)

중국차보다 60만원 더 싸게?... 기아가 유럽서 BYD 참교육하려 내놓은 'EV2' 가격

기아가 유럽 전용으로 개발한 소형 전기 SUV 'EV2'의 가격을 중국 BYD 모델보다 낮게 책정하며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공격적인 판매 전략을 내세웠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EV2 스탠다드 레인지 라이트 트림의 독일 공식 판매 가격을 2만 6600유로(약 4600만 원)로 책정했다. 동급의 중국 BYD 모델 대비 390유로(약 67만원) 낮은 가격이다.  


이러한 가격 책정은 단순한 출혈 경쟁이 아닌, 배터리의 다변화와 생산 거점 최적화라는 기술적·구조적 혁신의 결과물이란 분석이 나온다. 


EV2 / 기아


기아는 장거리 주행 등 다목적 활용을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서 에너지 밀도가 높은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상위 트림(롱레인지 모델)을 선택지로 제공한다.


반면 도심 주행과 일상적인 라이프스타일에 적합한 기본 트림(스탠다드 모델)에는 에너지 밀도는 낮지만 가격이 30% 정도 저렴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해 소비자들의 구매 장벽을 낮췄다. 


여기에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을 통한 현지 생산 체계가 EV2의 핵심 경쟁력을 뒷받침한다. 


기아는 1억 800만 유로를 투자해 질리나 공장에 연간 18만 대 규모의 전기차 생산 능력을 구축했으며, 이 중 55%에 달하는 10만 대 이상을 EV2에 할당했다. 


이를 통해 유럽연합(EU)의 수입차 기본 관세 10%를 회피하고 물류비를 절감하는 동시에, 유럽 소비자들의 수요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공급망을 갖췄다. 


슬로바키아에 있는 기아 질리나 공장 / 기아


기아는 이를 바탕으로 오는 4월 도심형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EV2 스탠다드 레인지 모델을 먼저 선보이고, 7월에는 장거리 주행에 특화된 롱 레인지 모델까지 유럽 주요국에 순차적으로 투입한다.


이번 EV2 가세에 따라 기아의 유럽 내 전기차 라인업은 EV2를 비롯해 EV3, EV4 해치백, EV5, EV6, EV9, PV5 등 총 7개 차종으로 촘촘하게 확대되며, 현지 시장의 세분화된 모빌리티 수요를 전방위로 흡수할 채비를 마쳤다.


기아의 이 같은 전략적 행보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지형 변화와 맞닿아 있다. 


지난해 미국 내 전기차 판매가 전년 대비 2% 감소한 125만여 대에 머물며 10년 만에 역성장을 기록한 반면, 유럽 시장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자동차산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1~2월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37만 9604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했다. 


EV2 GT-Line / 기아


독일(26.3%), 프랑스(38.5%), 이탈리아(61.3%) 등 주요 자동차 강국에서 전기차 판매가 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게 유럽은 전동화 전환의 가장 중요한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주목할 점은 유럽 전기차 시장의 실용성과 도심형 라이프스타일을 강조한 콤팩트 모델을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다느는 것이다.  


좁은 도로와 밀집된 도심 환경에 최적화된 소형 차급은 유럽 시장의 전통적인 인기 세그먼트이며, 전기차 시대에도 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의 전통적인 자동차 강자들도 모듈형 플랫폼 설계와 배터리 기술 혁신을 통해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폭스바겐은 37kWh급 LFP 배터리를 탑재한 소형 전기 SUV 'ID.크로스'와 해치백 'ID.1'을 준비 중이며, 르노는 내연기관 모듈 재설계를 통해 패키징 효율을 극대화한 '트윙고 E-테크'와 'R5 E-테크'를 연이어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