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26일(목)

경찰, 카톡·검색 기록 아닌 '이것' 수사 1위... "핵심 증거"

수사기관이 디지털 포렌식 과정에서 생성형 AI 대화 기록을 핵심 증거로 활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기존 웹 검색 기록이나 메신저 대화보다 피의자의 범행 의도와 고의성이 더 명확하게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지난 25일 법조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경찰과 검찰 등 수사기관이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을 실시할 때 챗GPT 등 AI 애플리케이션 내 대화 내역을 최우선으로 확인하는 관행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AI와의 프롬프트 대화에서 범행 동기나 계획이 비교적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판단에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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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출신 A 변호사는 서울 소재 경찰서에서 포렌식 과정을 참관하면서 놀라운 장면을 경험했다고 밝혔습니다. 수사관이 통화 기록이나 메신저 대화, 웹 검색 내역보다 피의자와 AI 간의 대화를 가장 먼저 집중 분석하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변호사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의뢰인이 AI에게 털어놓은 내용까지 사전에 파악해야 하는 과제가 생겼다는 평가입니다.


또 다른 경찰 출신 변호사도 사건 상담 시 AI 대화 기록 확인을 가장 우선시한다고 말했습니다. 피의자가 사건과 관련된 내용을 AI와 먼저 상의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공유받지 못하면 효과적인 방어 전략을 수립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특히 AI와의 대화는 변호인과의 상담과 달리 비밀유지권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점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수사기관은 피의자의 내심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로 활용할 수 있지만, 변호인은 해당 내용을 모른 상태에서 대응해야 하는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실제 강력 사건 수사에서도 AI 대화 기록이 혐의 입증의 중요한 단서로 활용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 사건에서는 피의자가 범행 의도를 부인했지만, AI에게 위험한 약물 조합의 치명성에 대해 질문한 기록이 발견되면서 고의성을 판단하는 근거로 검토됐습니다.


전문가들은 AI 대화 기록이 기존 검색 기록과 본질적으로 다른 특성을 가진다고 분석합니다. 일반적인 검색이 키워드 중심의 단어 나열이라면, AI 프롬프트는 완전한 문장 형태로 입력되어 행위자의 목적과 맥락이 훨씬 구체적으로 나타난다는 설명입니다. 문장 자체가 의도를 설명하는 진술과 유사해 증거로서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는 평가도 제기됩니다.


김명주 AI안전연구소장은 "범죄 발생 시 당사자의 AI 대화 기록 전체를 분석해서 '이전부터 범죄를 계획해 왔다'고 판단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일반 제품이라면 제조물책임법으로 규정되지만 AI는 그렇지 않아 사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진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