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022년 5월 출범과 함께 시작된 용산 대통령실 시대를 마감하고, 다시 청와대로 복귀합니다.
11일 중앙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다음 달 8~14일 서울 용산에서 청와대로 집무실을 이전합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매체에 "관리비서관실이 최근 청와대 이전 시점을 다음달 8~14일로 정해 일부 수석비서관 등에게 공유했다"고 밝혔습니다.
관리비서관실은 이번주 대통령실 직원들을 대상으로 청와대 이전 관련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월 청와대 이전 업무를 전담할 관리비서관실을 신설한 바 있습니다.
3년 7개월 만의 청와대 복귀로 대통령 집무실을 비롯해 참모들의 사무실 등 주요 시설이 청와대로 이전됩니다. 대통령과 참모들이 근무할 여민관 등 청와대 내 시설들의 리모델링 작업은 대부분 완료된 상태입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여민관이 낡긴 했지만, 예산 절약을 위해 크게 고치진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는 지난 6월 국무회의에서 청와대 복귀를 위한 예비비 259억원을 의결했는데, 이는 용산 이전 당시 든 예비비 378억원보다 약 119억원 적은 액수입니다.
관계 기관들의 청와대 이전 준비작업도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대통령경호처는 청와대 관람이 전면 금지된 지난 8월 1일부터 이전을 준비해왔습니다.
경호처는 지난 3년 반 동안 노후화된 청와대 내부 시설 수리 작업과 보안 시설 정비 작업을 주로 진행했으며, 현재 대부분 작업이 완료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서울경찰청 101·202경비단도 청와대 내·외곽 경비를 위한 건물 수리 등 이전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대통령실 이전을 대비해 청와대 인근 파출소들을 다시 24시간 체제로 전환할 예정입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이전 시점을 두고 다양한 관측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여권에서는 '취임 100일 이전' 얘기도 나왔지만, 내년으로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적지 않았습니다.
청와대 내부가 국민에게 공개되어 보안 작업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었습니다.
특히 '청와대 벙커'라고 불리는 국가위기관리센터 복구 작업이 까다롭다는 얘기가 흘러나왔습니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청와대를 신속 보수해서 들어가는 게 좋겠다"고 밝힌 만큼 대통령실은 최종적으로 '연내 이전'으로 방침을 잡고 속도를 높여 이전을 추진해왔습니다.
다만 대통령 관저는 내년 상반기에 이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 6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통령 관저를 옮기는 문제는 보안 상의 문제 때문에 연말까지 옮기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실은 관저를 어디로 이동할지도 아직 여러 후보를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지난달 2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청와대 내 관저는) 음습한 자리여서 풍수 문제뿐 아니라 건축가들의 입장에서도 생활공간으로 부적격하다는 의견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 관장은 대통령실에 삼청동 안가를 관저로 사용하는 방안을 건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일부 시설은 다음달 8~14일을 넘겨 이전합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추가 보안 작업이 필요한 공간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실 출입기자실의 경우 청와대 춘추관으로 옮기는 시점은 다음달 하순이 유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