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03일(월)

돌고래 체내서 '좀비 마약' 펜타닐 성분 검출... 해양 생태계 적신호

멕시코만 돌고래에서 발견된 마약 성분, 해양 생태계 위협 우려


미국, 멕시코, 쿠바와 접한 멕시코만 지역의 돌고래들에게서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 성분이 검출되어 해양 생태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13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 A&M 대학 연구팀은 '자유롭게 헤엄치는 큰돌고래(Tursiops truncatus) 지방층에 있는 의약물'이라는 제목의 연구 논문을 국제 학술지 '아이사이언스'(iScience) 최신호(20일 발간 예정)에 게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온라인에 미리 공개된 이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조사 대상이었던 89마리의 돌고래 중 30마리에서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를 비롯해 근육 이완제와 진정제 등 3가지 약물 성분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펜타닐이 속한 오피오이드 계열 물질은 돌고래 사체 6개와 살아있는 돌고래 18마리에서 검출되었습니다.


이러한 발견은 해양 생태계 전반에 걸쳐 약물 오염이 확산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며 다른 해양 생물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다만 연구팀은 돌고래 사체에서 발견된 펜타닐 흔적이 반드시 사망 원인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해양 생태계 건강의 중요한 지표가 된 돌고래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 논문의 주요저자인 다라 오바흐 박사는 "큰돌고래는 오염 물질 연구에서 중요한 생태계 주요 생물 지표"라고 강조했습니다.


오바흐 박사는 "돌고래는 오염 물질이 축적되는 풍부한 지질의 지방을 가지고 있으며, 살아 있는 동물 중 최소한의 침습적 방법으로 조직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텍사스 A&M 대학 보도자료를 통해 설명했습니다.


연구팀은 또한 석유 유출과 조류 번식 등 환경적 위협이 상대적으로 큰 지역에 서식하는 돌고래 조직 샘플에서 약물 검출 비율이 더 높았다는 점도 발견했습니다. 이는 환경 오염과 약물 노출 사이에 연관성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미국 연구팀은 해양 포유류에 대한 약물의 만성 노출과 누적 효과는 아직 완전히 이해되지 않았지만 이와 관련해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오바흐 박사는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거나 어업 또는 양식업을 하는 지역에서 약물 유입경로를 분석하는 게 중요하다"며 "돌고래가 인간과 마찬가지로 물고기와 새우를 먹는 것을 고려하면, 해양 약물은 인간의 건강에 잠재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부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