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코끼리'의 비극적 최후
인도 델리 동물원에서 유일한 아프리카코끼리로 살아온 샨카르가 갑작스럽게 생을 마감했습니다.
지난 19일(현지 시간) 힌두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샨카르는 이틀 전 갑자기 쓰러진 후 긴급 치료에도 불구하고 끝내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아프리카코끼리의 평균 수명이 60~70년으로 알려진 것에 비해 샨카르는 29년이라는 짧은 생을 살았습니다. 현재 당국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샨카르는 1998년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인도의 샹카르 다얄 샤르마 전 대통령에게 외교적 선물로 전달된 코끼리였습니다.
처음에는 함께 인도로 온 코끼리 봄바이와 어울려 장난을 치며 동물원 방문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13년간의 고립된 삶
그러나 샨카르의 삶은 2001년 봄바이가 사망한 후 크게 바뀌었습니다.
봄바이 사망 이후 샨카르는 다른 코끼리들을 받아들이지 않고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로 인해 샨카르는 델리 동물원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홀로 보내야 했습니다.
2012년에 새로운 우리로 옮겨졌지만, 실질적으로는 여전히 고립된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샨카르가 생활했던 우리 환경은 비좁고 부적절했다는 비판도 제기되었습니다.
전 동물원 관계자는 "샨카르가 보인 스트레스 증상은 오랜 기간 제한된 공간에 갇혀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2023년 9월에는 발정기로 인한 스트레스로 심한 공격성을 보여 발에 사슬로 묶여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사슬로 인해 샨카르는 다리에 심각한 화상을 입기도 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습니다.
동물권 단체들은 수년간 샨카르를 델리 동물원에서 야생 동물 보호구역으로 이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2021년에는 델리 고등법원에 샨카르를 다른 아프리카코끼리들과 함께 보호구역으로 옮겨달라는 청원을 제출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습니다.
청소년 동물 보호 단체(Youth For Animals) 창립자 니키타 다완은 "샹카르의 죽음은 수년간 지속된 제도적 방치와 무관심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단순한 내부 조사가 아닌 실질적인 책임 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회적 동물을 장기간 고립시키는 잔혹한 관행을 종식시켜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