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03일(월)

"야생 침팬지는 하루 종일 취해있다?"... 식습관에 숨겨진 놀라운 비밀

침팬지의 일상적 알코올 섭취, 인류의 음주 습관과 연관성 있을까?


야생 침팬지들이 매일 맥주 2잔에 해당하는 알코올을 섭취하고 있다는 놀라운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지난 17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연구진은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야생 침팬지들이 사실상 '만성적인 알코올 노출 상태'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UC Berkeley


연구팀은 우간다의 응고고와 코트디부아르의 타이 두 지역에서 침팬지들이 일상적으로 먹는 과일들의 에탄올 함량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침팬지들이 하루에 약 14g에 달하는 순수 에탄올을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미국국립알코올남용중독연구소가 정의한 '표준 1잔'에 해당하는 양으로 맥주 한 캔이나 소주 4분의 1병 정도의 알코올 함량과 같습니다.


침팬지의 과도한 알코올 섭취와 그 의미


인간의 경우 표준잔을 기준으로 남성은 일주일에 8잔 이하, 여성은 4잔 이하를 적절한 음주 수준으로 권장하고 있습니다. 남성 기준으로 하루 1잔 이상을 마시면 과음으로 간주됩니다.


UC Berkeley


침팬지의 평균 체중이 약 40kg인 점을 고려하면 이들이 섭취하는 알코올의 양은 체중 대비 하루 적정 음주 수준을 크게 초과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연구진은 침팬지들이 의도적으로 알코올 함량이 높은 과일을 찾아 먹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로버트 더들리 버클리 통합생물학 교수는 "침팬지들은 매일 체중의 5~10% 수준의 익은 과일을 먹는다"며 "알코올 선호도와 관계없이 익은 과일을 무작위로 먹는 수준이 평균 알코올 섭취량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잘 익은 과일에는 발효에 필요한 당분이 많고 그에 따라 에탄올 함유량도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번 연구 결과는 인류 조상의 식단에도 에탄올이 포함되어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약 20년 전 더들리 교수는 인간의 알코올에 대한 욕구가 인류의 조상인 영장류로부터 유전되었을 것이라는 가설을 제시했습니다.


처음에는 회의적인 반응이 많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그의 가설이 점차 더 많은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