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한복판에 등장한 '타코벨 더강남'
미국식 멕시칸 푸드 브랜드 타코벨이 한국 시장에서 재도약을 선언했습니다.
KFC코리아가 운영을 맡아 오는 17일 문을 여는 '타코벨 더강남'은 단순한 매장이 아니라 아시아 최초 풀바(Full Bar) 콘셉트를 도입한 매장입니다.
낮에는 캐주얼 다이닝, 밤에는 주류와 음악이 어우러진 나이트라이프 공간으로 변화하며 강남 상권을 겨냥한 전략적 실험장이자 브랜드 부활의 상징적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보라빛 간판과 'LIVE MÁS' 슬로건...강남 한복판서 드러낸 아이덴티티
지난 15일 저녁, '타코벨 더강남' 매장에서 오프닝 나이트 행사가 열렸습니다.
강남역 먹자골목을 걷다 보면 타코벨의 보라빛 간판이 눈에 들어옵니다. 매장 안으로 들어서면 시선을 사로잡는 풀바가 펼쳐지고, 벽면에는 'LIVE MÁS' 슬로건이 큼직하게 새겨져 브랜드 정체성을 명확히 드러냅니다.
이날 행사에는 손승현 KFC코리아 타코벨 마케팅 총괄(CMO), 한종수 타코벨 총괄 본부장, 신호상 KFC코리아 대표, 전영욱 R&D센터 팀장이 참석해 '타코벨 먹는 포즈'라 불리는 고개를 갸우뚱한 자세로 첫인사를 전하며 분위기를 띄웠습니다.
신호상 대표는"타코벨은 본토 멕시칸 요리라기보다는 미국에서 발전한 '아메리칸 멕시칸' 브랜드"라며 "한국 시장에서 멕시칸 카테고리가 이제 막 독립적으로 자리 잡고 있는 지금이 진출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Live Más'처럼 모든 것을 즐기며 살아가자는 브랜드 메시지를 한국에서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왜 지금 다시 타코벨인가...KFC가 직접 나선 이유
타코벨은 과거에도 한국에 진출했지만 대중화에 실패하며 존재감이 미미했습니다. 당시에는 멕시칸 음식에 대한 인식이 낮았고, 가격 대비 만족도가 부족하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글로벌 푸드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고, 이국적 메뉴를 찾는 외식 트렌드가 자리잡으며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이에 KFC코리아는 지난 4월, 타코벨 본사인 얌 브랜드(Yum! Brands)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고, 한국 시장 재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타코벨 더강남'은 그 첫 매장으로, 기존 점포와 달리 KFC코리아가 직접 운영하는 체계입니다. 기존 타코벨 매장은 별도 사업자가 운영하며, 앞으로 출점되는 매장은 모두 KFC코리아가 운영할 예정입니다.
MZ 공략 키워드는 '브랜딩·가격·야간 운영'
한종수 본부장은 "낮에는 캐주얼하게 식사를 즐기고, 밤에는 조명과 음악이 바뀌며 술과 안주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됩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손승현 CMO는 "이번 강남 매장은 타코벨 브랜드 리포지셔닝의 중요한 출발점입니다. 힙한 무드와 트렌디한 브랜딩, MZ세대 타깃 전략에 집중하겠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현지화 전략도 본격화...맛·양·가격 모두 잡겠다
이날 시식 테이블에는 '크런치 타코 슈프림', '크리스피 치킨 크런치랩', '비프 멜트 브리또', '멕시칸 프라이', '츄러스' 등 타코벨의 글로벌 시그니처 메뉴가 제공됐습니다. 여기에 과일 슬러시에 칵테일 감각을 더한 '프리즈(Freeze)'가 시그니처 음료처럼 함께 나왔습니다.
전영욱 팀장은 "타코벨의 오리지널리티를 유지하면서도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감칠맛과 매운맛 중심의 소스를 새롭게 개발했습니다. 국내 멕시칸 식당을 직접 탐방하고, 아시아 각국 매장을 돌며 맛의 기준을 재정립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신 대표는 "타코는 3천 원대부터 시작하고, 세트 메뉴도 7천~8천 원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햄버거 세트와 비슷한 가격대지만 양은 훨씬 많습니다. 강남역에서 2만 원대로 두 사람이 술과 안주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은 드뭅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제공된 '크런치랩'은 두 손으로 잡았는데도 묵직함이 느껴질 만큼 푸짐한 양이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5년 내 40개 매장 목표...햄버거·치킨 일색 외식 시장에 균열 낼까
KFC코리아는 올해 안으로 '더강남'을 포함해 3개 매장을 열고, 향후 5년간 40개 매장을 출점할 계획입니다. 매장은 상권 특성에 따라 주류를 갖춘 풀바형과 일반 QSR형으로 나뉘어 운영될 예정입니다.
타코벨은 그간 '한 끼 식사'보다는 '간식' 또는 '이국적인 별미'로 인식되어 대중화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번에는 합리적인 가격 구성, 든든한 식사 구성을 통해 '한 끼로 충분한 멕시칸 푸드'라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특히 저녁 시간에는 풀바 콘셉트를 통해 부담 없이 주류를 곁들일 수 있는 외식 공간으로 차별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강남역 먹자골목에서 시작된 타코벨의 새로운 실험이 햄버거와 치킨 중심의 외식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