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과 유럽 정상들의 백악관 회담, 좌석 배치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유럽 정상들이 최근 백악관에서 다자 회담을 진행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백악관이 공개한 한 장의 사진이 외교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19일 영국 인디펜던트를 비롯한 여러 외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공식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전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 유럽 정상들의 다자 회담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이 사진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 책상에 혼자 앉아 있고, 다른 정상들은 책상 없이 의자에 부채꼴 모양으로 앉아 트럼프를 바라보는 구도로 촬영되었는데요.
사진에는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 젤렌스키 대통령,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등 주요 유럽 지도자들이 함께 했습니다.
국제 외교 관례와 충돌하는 좌석 배치
국제 외교에서는 다수의 국가 정상이 모일 때 상석이 없는 '원형 테이블'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입니다. 이는 참석자들 간의 평등한 관계를 상징하는 중요한 외교적 제스처입니다.
그러나 백악관이 공개한 이번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만 유일하게 상석에 위치한 모습이어서 외교적 논란을 야기했습니다.
백악관은 해당 사진에 '힘을 통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라는 문구를 함께 게시했으며, "유럽 지도자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백악관 집무실에 모인 역사적인 날이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의 대통령"이라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이 사진은 유럽 현지에서 상당한 반발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말썽꾸러기 학생들을 꾸짖는 것처럼 보인다"며 현지 네티즌들의 부정적 반응을 전했는데요. 유럽 네티즌들은 "정말 숨 막힐 정도로 무례한 장면", "왜 유럽 지도자들이 이 모욕적인 상황을 허용했는지 의문이다", "유럽 지도자들 중 한 사람도 이런 좌석 배치를 거부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나? 유럽연합이 출범한 후 본 것 중 가장 부끄러운 장면이다" 등의 비판적 의견을 쏟아냈습니다.
한편, 이번 사진은 트럼프 행정부 2기의 외교·안보 노선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압도적인 군사력과 경제력으로 상대를 압박해 평화를 달성하는 '힘을 통한 평화' 전략을 채택하고 있으며, 이번 좌석 배치는 그러한 미국의 외교 기조를 시각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