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6일(화)

"찬바람, 영혼 흐름 막는다"... 종교적인 이유로 찜통 더위 속 '에어컨' 끄는 사무실 직원

종교적 이유로 에어컨 사용 반대하는 직원, 사무실 냉방 갈등 발생


한 직장인이 종교적 이유로 에어컨 사용을 반대하는 동료 때문에 고충을 겪고 있다는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공유되었습니다.


지난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종교 때문에 사무실 냉방 반대하는 직원 대처법 좀 알려 달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게시물을 작성한 A 씨는 바닷가 근처 지역에 위치한 회사에 근무하고 있으며, 수도권보다 더 습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30명 이내의 직원들이 근무하는 이 사무실에서는 더위에 민감한 직원들이 많아 평소 25도, 중간 풍량으로 근무 시간 내내 에어컨을 가동해왔습니다.


문제는 지난해 가을 새로 입사한 옆 팀 직원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 직원은 종교적 이유로 에어컨 바람을 쐬면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A 씨는 처음에는 이 직원이 건강상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종교적 신념과 직장 내 냉방 사용 갈등의 심화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해당 직원은 옆팀 부장의 질문에 "건강상의 이유가 아니라 종교에서 찬바람은 몸을 해친다"며 "인공 냉기가 인체의 기운을 해치고 영혼의 흐름을 막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한여름에도 선풍기나 냉방기를 절대 사용하지 않고 집에서는 부채만 사용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러한 종교적 신념이 회사 전체의 냉방 사용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습니다.


A 씨에 따르면, 이 직원은 회의 시간에는 "죄송하지만 조금만 참아주세요"라고 양해를 구하지만, 점심 식사 후 사무실에 돌아와서는 무더위 속에서도 "저는 믿음 때문에"라며 에어컨 전원을 끄는 행동을 반복했습니다.


상황은 더욱 악화되어 해당 직원이 사장에게 "회사 냉방 정책이 종교 자유를 침해한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결국 사장은 각자 자리에 개인 선풍기만 사용하고 에어컨은 최소한으로만 가동하자는 타협안을 제시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 씨는 "요즘 같은 날씨에 선풍기를 틀어도 미지근한 바람만 나온다"며, "하루종일 땀에 젖은 채 근무하다 집에 돌아가면 두통과 피부 열감, 극심한 피로감에 시달린다"고 호소했습니다.


다른 직원들도 불만이 있지만, 종교 문제가 예민한 사안이라 누구도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A 씨는 "이젠 내가 회사를 다니는 건지 사우나를 다니는 건지 구분이 안 된다"며 이 상황에 대한 현명한 대처법을 요청했습니다. 이에 누리꾼들은 "구석으로 앉히고 박스로 바람막이 만들어 줘라", "개인회사 차리라고 하세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도 다 끄고 다닐 건가?"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