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편 치우고 수신호까지...김천 사고 현장 지킨 23살 대학생
김천 한복판에서 벌어진 버스와 택시의 추돌사고 현장. 유리 파편과 차량 잔해가 도로 위를 가득 메운 그 순간, 23살 대학생은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2일 경북 김천시 율곡사거리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현장에서 경일대 철도학부 2학년 이강산 씨가 부상자 구호와 교통정리, 2차 사고 예방까지 직접 나섰습니다. 그의 의로운 행동은 자동차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소개되며 누리꾼들의 뜨거운 격려를 받았습니다.
이 씨는 사고 당일 오후 1시 30분쯤, 근처 상점에서 나오다 굉음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버스와 택시가 부딪힌 택시는 반파됐고, 두 차량은 도로 위에서 여전히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그는 상태가 위중해 보이는 택시로 향해 운전석과 승객석 문을 열고 의식을 확인한 뒤 귀중품까지 챙겼습니다. 이후 맨손으로 도로 위 파편을 치우다 손에 상처를 입었지만, 뒤에서 경적을 울리는 차량들을 향해 수신호로 안내하며 교통정리에 나섰습니다.
도로교통안전관리자 자격증을 지닌 그는 전기차 배터리 화재 가능성부터 점검하고, 차량을 옆으로 옮기는 조치까지 마쳤습니다. 시동이 걸리지 않는 택시는 삼각대를 설치한 뒤 경찰과 소방에 인계했다고 합니다.
특별장학금과 '의인 청년' 칭호
이 씨는 "예전에 고속도로에서 단독사고를 겪었을 때의 난처함이 떠올라 반사적으로 뛰어들었다"며 "사고 당사자들이 일상으로 돌아간 뒤 '그런 사람이 있었지' 하고 기억해 주신다면 기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경일대 학생 홍보대사이자 한국교통발전협회 회장으로 다양한 교통안전 봉사 활동을 이어온 그는 최근 코레일테크에 최종 합격해 국민 안전과 교통 서비스 향상에 힘쓸 예정입니다.
경일대는 지난 11일 정현태 총장 명의로 특별장학금과 상장을 수여하며 그의 선행을 격려했습니다. 정 총장은 "이기주의가 만연한 세태에서 실천하는 봉사자의 모습을 보여준 귀감"이라고 칭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