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4일(일)

영화 '007' 실제 모델이었던 영국 MI5 첫 여성 국장 스텔라 리밍턴 별세

MI5 첫 여성 국장, 영국 정보기관 역사에 큰 발자취 남겨


영국 정보기관 역사상 첫 여성 수장으로 기록된 스텔라 리밍턴 전 MI5 국장이 4일(현지 시간) 90세의 나이로 별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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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BBC방송의 보도에 따르면, 리밍턴 전 국장은 1992년부터 1996년까지 4년간 영국 국내 방첩 및 보안 기관인 MI5를 이끌었습니다.


리밍턴 전 국장은 1969년 MI5에 합류하여 국가 전복 음모 대응과 대테러 분야에서 주요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특히 그녀의 재임 기간 동안 MI5는 아일랜드 공화주의 무장세력과의 대립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6년에는 기사 서훈을 받기도 했습니다.


정보기관의 투명성과 개방성 선도


리밍턴 전 국장은 MI5의 업무 투명성을 높인 개혁가로도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녀는 1994년 한 강연에서 "효율성을 위해 정보 기밀을 유지할 의무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완전한 비밀 조직이 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철학은 영국 정보기관의 운영 방식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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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 매캘럼 현 MI5 국장은 성명을 통해 "리밍턴 전 국장은 오랜 장벽을 무너뜨리고 리더십을 발휘해 다양성의 중요성을 보여줬다"며 "그의 리더십은 나라를 안전하게 지키는 업무를 맡은 MI5에 개방성과 투명성의 시대를 열었다"고 추모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리밍턴 전 국장이 영화 '007' 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에게 임무를 지시하는 비밀정보국(MI6)의 'M' 국장 캐릭터의 모델이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사실입니다.


정보기관 수장으로서의 임무를 마친 후에는 작가로 변신하여 회고록과 여러 편의 스릴러 소설을 집필하며 제2의 인생을 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