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버 공항 여객기 화재 발생, 승객 전원 비상 대피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국제공항에서 이륙 준비 중이던 여객기에서 화재가 발생해 승객들이 비상 대피하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지난 26일(현지 시간) ABC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후 덴버 국제공항에서 출발 예정이었던 아메리칸항공 3023편 보잉737 항공기에서 갑작스러운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연방항공청(FAA)은 이날 오후 2시 45분경 승무원으로부터 "출발 중 랜딩기어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긴급 보고를 접수했다고 밝혔습니다.
비행 추적 웹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의 데이터에 따르면, 해당 항공기는 활주로에서 속도를 줄이기 전 최고 시속 127노트(약 150마일)까지 가속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신속한 대응으로 인명 피해 최소화
사고 발생 직후 조종사는 즉시 이륙을 중단하고 승객들에게 비상 대피 지시를 내렸습니다. 승객들은 비상 슬라이드를 통해 활주로로 신속하게 탈출한 뒤 버스를 이용해 터미널로 안전하게 복귀했습니다.
항공기에 탑승했던 승객 173명과 승무원 6명은 대부분 무사했으나, 승객 한 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언론에 공개된 조종사와 항공교통관제사 간 음성 녹취에 따르면, 조종사는 "활주로에서 이륙을 중단한다"고 통보했으며, 관제사는 "연기가 많이 난다"고 응답했습니다. 이어 관제사는 "불길이 좀 있었는데, 지금은 연기가 좀 잦아드는 것 같다"고 상황을 전달했습니다.
승객들이 전한 아찔했던 순간
탑승객들의 증언에 따르면, 항공기가 멈춘 직후 기체 아랫부분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에는 기체가 연기에 휩싸인 가운데 승객들이 비상 슬라이드를 타고 대피하는 모습과 기체 하부에 불이 붙은 장면이 생생하게 담겨 있습니다.
탑승객 중 한 명인 50세의 마크 츠르키스 씨는 "비행기가 이륙하려 할 때 큰 폭발음이 들렸다"며 "그 순간 비행기가 속도를 늦추기 시작했고 승객들은 바퀴 하나가 빠져 굴러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그는 "분명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지만 운이 좋았다"며 "이륙 전에 일어난 일이어서, 속도를 줄여 탈출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고 원인은 타이어 문제로 확인
처음에는 이 사고가 '랜딩기어 관련 문제'로 보고됐으나, 추가 조사 결과 사고 원인이 랜딩기어가 아닌 타이어 문제였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아메리칸항공은 공식 성명을 통해 "이륙 전 타이어 하나에 정비 문제가 발생했다. 검사를 위해 운항이 중단됐다"며 "소방관이 출동해 화재를 진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항공사는 또한 "전문성을 보여준 팀원들에게 감사드리며, 고객 여러분께서 겪으신 경험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