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플루언서 생리대 발암물질 논란
중국에서 유명 인플루언서가 개발했다고 홍보한 생리대를 사용한 여성들 중 최소 30명이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중국 매체들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이 심각한 사태를 보도했습니다.
소비자 권익단체와 언론, 지방정부 등 여러 기관이 시중에 판매 중인 생리대 제품들을 전문 시험기관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면미마' 브랜드의 여러 샘플에서 티오우레아 성분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2019년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생산된 주간용 및 야간용 제품에서 이 성분이 다량 발견됐는데요. 의료 등급을 표방한 일부 제품에서는 무려 1만 6653.5μg/g이라는 초고농도가 검출되기도 했습니다.
티오우레아는 황 성분이 함유된 유기화합물로, 국제 암연구기관(IARC)에서 3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위험 물질입니다.
이 성분은 산업용뿐만 아니라 농약과 의약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장기간 노출될 경우 갑상선 기능 저하, 생식 독성, 간 독성 등 인체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현재 중국의 위생용품 규제에는 티오우레아에 대한 명확한 허용 기준이 없지만, 화장품에는 금지 물질로 등록되어 있어요.
생리대 안전성과 여성 건강 위협
'면미마'는 중국에서 '왕홍'이라 불리는 유명 인플루언서가 2017년에 직접 개발했다고 주장하며 론칭한 브랜드입니다.
이 인플루언서는 1000만 명의 소비자를 보유하고 있다고 홍보해왔고, 실제로 중국 내에서 큰 인기를 얻어왔습니다.
해당 브랜드는 항산화 효과가 있는 '차(茶)폴리페놀'이 함유된 칩을 사용했다고 광고해왔는데요. 전문가들은 제조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티오우레아를 인위적으로 첨가해 이 성분을 대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가 더욱 심각하게 확산된 것은 소비자 권익단체와 언론 등의 조사에서 해당 생리대를 장기간 사용한 여성들이 다양한 건강 이상을 보고하면서부터입니다.
이 중 최소 30명은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다고 증언했습니다. 또한 많은 여성들이 피부염, 가려움증, 생식기 염증, 각종 알레르기 증상을 경험했다고 전했으며, 일부는 산전·산후 문제까지 겪었고 임신 중 태아 이상까지 우려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특히 모녀가 함께 장기간 사용했다는 응답이 35%에 달해 더욱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유명 브랜드라고 믿고 오랫동안 사용해온 한 여성은 "딸이 17세부터 이 제품을 사용했고 갑상선병과 피부 발진, 월경 이상을 앓았다. 나 역시 갑상선암 수술을 받았다"고 호소했습니다.
또 다른 소비자는 "화학물질이 검출될 줄은 전혀 몰랐다. 사둔 제품은 전부 폐기했다"고 말했습니다.
의료 전문가들은 이러한 증상들과 티오우레아 간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역학조사와 검사가 필요하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티오우레아가 갑상선 기능 이상과 생식 독성과 관련된 다수의 실험 자료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또한 "티오우레아는 피부를 통해 흡수될 가능성이 있고, 장기간 노출 시 인체에 상당한 독성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국 홍성신문에 따르면, 문제가 된 티오우레아가 다량 검출된 '항산화 칩'은 광둥성 순더구에 위치한 기업이 특허를 낸 제품으로, 이 업체는 중국 내 여러 생리대 브랜드에 칩을 공급해온 것으로 밝혀져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이 논란에 대해 명확한 해명을 회피했습니다.
중국 매체들은 "지난해 7월부터 '일회용 위생용품 위생요구' 국가표준 강화로 티오우레아 성분을 원재료에 포함하는 것이 금지됐으나, 기존 재고는 유통이 가능하다는 허점이 있다"고 일제히 지적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생리대 칩 산업은 중국에서는 비교적 이례적인 틈새 시장"이라며 "공정성이나 책임감이 부족하면 품질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