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29일(화)

트럼프 비판했다가 폐지 결정된 美 인기 토크쇼... 진행자 "엿 먹어" 분노

미국 심야토크쇼 진행자, 트럼프 향해 거침없는 비판


미국 심야토크쇼 시청률 1위 프로그램 '더 레이트 쇼'의 진행자 스티븐 콜베어가 프로그램 폐지를 환영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강한 어조로 반박했습니다.


Youtube 'The Late Show with Stephen Colbert'


CBS 방송은 지난주 내년 5월을 마지막으로 '더 레이트 쇼 위드 스티븐 콜베어'를 종영한다고 발표했는데요. 2015년부터 쇼를 진행해온 콜베어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신랄한 비판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프로그램이 갑작스럽게 폐지 결정이 나자 온라인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력이 작용했을 가능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


트럼프와 콜베어의 날선 공방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자신의 SNS 플랫폼 트루스 소셜에 "콜베어가 해고된 것이 정말 기쁘다. 그의 재능은 시청률보다 훨씬 떨어진다"라며 노골적인 적대감을 드러냈습니다.


이에 콜베어는 프로그램 폐지 결정 후 첫 방송인 21일, 트럼프의 발언을 인용하며 "대통령님, 어떻게 감히 그렇게 말씀하시나요? 재능 없는 사람이 이런 풍자를 할 수 있을까요? 엿이나 드세요"라고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Youtube 'The Late Show with Stephen Colbert'


콜베어는 이어 "주말 동안 쇼가 폐지된다는 사실을 여실히 느꼈다. 하지만 그들은 한 가지 실수를 저질렀다. 날 살려둔 것"이라며 "앞으로 10개월 동안 나는 드디어 권력자들에 대해 있는 그대로 전달할 수 있게 됐다. 난 그(트럼프)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는 대통령이 될 자질이 없다. 그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자리다. 그게 다"라고 거침없이 비판했습니다.


방송사 결정에 대한 의문 제기


콜베어는 CBS와 모회사 파라마운트의 결정에도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그는 CBS가 '재정적 이유'로 프로그램 폐지를 결정했다는 발표에 대해 "시청률 1위인 프로그램이 어떻게 순전히 재정적 결정으로 폐지하겠냐"고 지적했습니다.


이날 방송에는 NBC 심야 토크쇼 진행자 지미 팰런과 세스 마이어스, HBO의 존 올리버, 코미디 센트럴의 존 스튜어트 등 유명 방송인들이 방청석에 참석해 콜베어에 대한 지지를 표했습니다.


GettyimagesKorea


업계에서는 CBS의 모회사 파라마운트가 할리우드 스튜디오 스카이댄스 미디어와 84억 달러(약 11조7천억 원) 규모의 합병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승인이 필요한데 트럼프 대통령에게 '잘 보이기 위해' 콜베어의 프로그램을 폐지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CBS는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1600만 달러(약 217억5천만원)의 합의금을 지불하기로 해 비판을 받은 바 있습니다.


'더 레이트 쇼 위드 스티븐 콜베어'는 동시간대 심야 토크쇼 중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CBS의 간판 프로그램입니다.


심야 토크쇼의 제왕으로 불렸던 데이비드 레터맨이 2015년 은퇴한 후 콜베어가 바통을 이어받아 10년간 진행해왔으며, 내년 5월에는 후속 진행자 없이 프로그램 자체가 폐지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