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8일(금)

2살 때 시력 잃고도 늘 주변을 웃게 했던 20대 청년... 3명 살리고 하늘로 떠나

시각장애 극복하고 타인에게 희망 전한 청년


2살 때 시력을 잃고 시각장애인 아버지와 함께 살아온 20대 청년이 자신의 장기를 기증하며 세 명의 생명을 구하고 생을 마감했습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 5월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에서 이동진(28) 씨가 뇌사상태에서 심장과 좌우 신장을 각각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17일 밝혔습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동진 씨는 어버이날에 아버지와 식사를 마치고 잠든 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해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며, 그로부터 일주일 만에 생명의 마지막 순간을 타인을 위한 선물로 바꾸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투병과 역경


경기도 부천에서 외아들로 태어난 이 씨는 생후 9개월 만에 안구암 진단을 받고 4년간의 항암치료를 견뎌야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2살 때 시력을 완전히 잃었고, 어린 나이에 병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는 어머니가 심장판막 수술 후 세상을 떠나면서 시각장애인인 아버지가 홀로 이 씨를 양육했습니다.


이러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이동진 씨는 좌절하지 않고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후 사회복지사로 일했으며, 아버지와 함께 안마사로도 활동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특히 그는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연결해주는 일에서 큰 보람을 느꼈다고 합니다.


생명 나눔으로 이어진 마지막 여정


어릴 때부터 시력 장애로 인한 불편함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동진 씨는 가족의 지원 속에 항상 밝은 웃음을 잃지 않으며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하는 사람이었다고 유족들은 전했습니다.


갑작스럽게 뇌사상태에 빠진 후, 유족들은 고인이 삶의 마지막 순간에도 의미 있는 일을 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장기기증을 결정했습니다.


아버지 이유성 씨는 먼저 떠난 아들에게 "지금까지 힘든 일도 즐거운 일도 있었지만, 이제는 엄마하고 같이 하늘나라에서 편안하고 재밌게 지내. 이제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잘 살아"라며 눈물로 마지막 인사를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