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3명 중 1명 이상이 '수면 이혼' 선택
미국에서 부부가 함께 자지 않고 각자 다른 방에서 자는 '수면 이혼(Sleep Divorce)' 현상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젊은 부부일수록 각방에서 취침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는데요.
미국수면의학아카데미가 2023년 3월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미국인의 35%가 배우자와 가끔 또는 자주 따로 잔다고 응답했습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7~42세가 43%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으며, 43~58세는 33%, 59~76세는 22%로 나타나 젊은 세대일수록 수면 이혼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수면 이혼이 부부 관계를 개선한 사례
월스트리트저널는 결혼 16년 차인 한 미국 부부의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이 부부는 결혼 생활의 절반을 각자 다른 방에서 취침하며 보냈는데요. 아내는 "남편이 심한 코골이와 하지불안증후군으로 인해 자면서 다리를 툭툭 치는 문제 때문에 수면 이혼을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심각할 때는 남편이 무의식적으로 아내의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하는 일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이 부부는 2017년부터 각자의 침실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놀랍게도 이후 부부 관계가 더욱 개선되었다고 밝혔습니다.
부부는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인내심도 생기고 상대방에게 집중할 여유가 생긴다"며 "자기만의 시간과 공간이 있어야 더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수면 이혼에 대한 전문가와 대중의 시각
수면 전문가들은 "사실 수세기 동안 부부가 따로 자는 경우가 많았으나, 같은 침대를 사용해야 애정이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따로 자는 부부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형성됐다"고 설명합니다.
전문가들은 "부부가 충분한 대화를 통해 합의한 결정이라면 수면 이혼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조언했습니다.
반면 일부에서는 "각방을 사용하면 마음도 멀어진다" 또는 "아예 따로 사는 게 낫겠다"와 같은 부정적인 의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