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할아버지의 마지막 선물, 남편이 사용한 10만원 지폐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런 일로 이혼하면 이상한가요?'라는 제목으로 공개된 글이 많은 이들의 공감과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글쓴이 A씨는 자신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할아버지의 마지막 선물을 남편이 무심코 사용한 사연을 털어놓았다.
A씨는 어린 시절 몸이 약해 시골 할아버지 손에서 자랐다. 까탈스럽고 예민했던 손녀였지만, 할아버지는 늘 A씨를 '공주'라 부르며 아끼고 사랑했다.
3년 전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기 일주일 전, 그는 A씨에게 꼬깃꼬깃한 만원짜리 지폐 열 장을 건네며 "맛있는 것 사 먹으라"고 했다.
특히 한 장에는 서툰 글씨로 A씨의 이름이 적혀 있었는데, 한글을 잘 쓰지 못했던 할아버지가 A씨의 가르침으로 연습해 쓴 것이었다.
소중한 추억이 담긴 지폐, 남편의 무심한 행동에 상처
A씨는 이 돈을 쓰지 못하고 예쁜 봉투에 넣어 보관해왔다.
작년 결혼 후 신혼집으로 이사하면서는 그 봉투를 현관문 안쪽에 붙여두고, 남편에게도 이 돈의 의미와 자신이 죽을 때까지 쓰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출산 후 친정에서 산후조리를 마치고 돌아온 A씨는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했다.
할아버지가 준 돈이 아닌 새 돈이 봉투에 들어있었던 것이다.
남편은 친구들과 함께 배달음식을 시켰을 때 지갑이 안방에 있어 현관에 붙여둔 봉투에서 돈을 꺼내 사용했고, A씨가 모를 것이라 생각해 나중에 ATM에서 새 돈을 뽑아 채워놓았다고 고백했다.
깊어지는 부부간 갈등, "같은 지폐인데 의미부여 하는 것 이해 안 돼"
A씨는 "ATM기기에서 뽑아온 돈이랑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주신 돈이 어떻게 같겠어요?"라며 깊은 상실감을 표현했다.
반면 남편은 미안하다고 사과하면서도 "다 같은 지폐인데 의미부여하고 우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사건으로 A씨는 "정이 다 떨어진 것 같다"며 "앞으로 같이 살 자신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차라리 애가 갓난아기일 때 빨리 갈라서는 게 낫지 않나"라는 생각까지 든다며 "정이 다 떨어진 것 같다. 앞으로 같이 살 자신이 없다"며 자신의 고민을 전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저건 돈이 아니라 유품인데", "진짜 내가 다 눈물나고 속상함", "돈이고 뭐고를 떠나서 한사람의 추억을 짓밟아 버린거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