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딸의 결혼식, 혼주석에 앉지 못하는 아버지의 서운함
아내의 외도로 이혼한 60대 남성이 딸의 결혼식에서 혼주석에 앉지 못하게 된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9일 방송된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 출연한 A 씨는 "이혼 후 처음 맞이한 자녀의 결혼, 혼주석에 새아빠가 앉는다는데 너무 속상하다"며 자신의 심경을 토로했다.
A 씨는 방송에서 12년 전 이혼 사유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가족이 다 함께 교회에 다녔는데, 전처가 고물상 주인을 전도한 뒤 그 아래 직원으로 들어갔다"며 "느낌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어느 날 갑자기 전처가 그 남자와 아이들을 데리고 놀러 간다고 했다"며 "가지 말라고 말렸는데 아이 셋 데리고 펜션에 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당시 자녀들은 7살, 6살, 5살로 어렸기 때문에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A 씨는 덧붙였다.
이수근의 질문에 A 씨는 상대 남성도 가정이 있었으며, 가족끼리 식사도 하는 친분 관계였다고 밝혔다. 펜션 사건 이후 별거하다가 아내의 이혼 통보로 "싸우기 싫어서 그냥 이혼했다"고 했다.
양육과 부모로서의 책임에 대한 논란
이혼 후 자녀들은 전처가 양육했으며, A 씨는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전처가 새아빠랑 애들을 키웠을 것"이라며 "불륜남이 이혼했는지는 모르겠고, 이혼했으니까 같이 사는 거 아니겠냐?"라고 말했다. 특히 "전 그 불륜남이 아직 같이 사는 줄 몰랐다"고 덧붙였다.
양육비를 제공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이수근이 질문하자, A 씨는 "애들 대학 등록금은 반반 내줬다"며 "그동안 아이들과 자주 만나서 영화도 보고 밥도 먹었다. 지난달까지도 그랬다. 한두 달에 한 번씩 만났다"고 자신의 역할을 설명했다.
문제는 둘째 딸의 결혼 소식을 들은 후 "아빠는 혼주석에 못 앉는 거 아시죠?"라는 말을 들었을 때 발생했다.
A 씨는 "딸과 사이는 좋은데, 제가 서운해서 딸한테 당분간 연락하지 말라고 했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결혼식 참석과 부모 역할에 대한 조언
서장훈은 "딸이 나쁜 마음으로 그런 건 아니다"라며 "12년 넘게 같이 산 새아버지와 자녀들이 쌓은 정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전처가 '친아버지랑 앉으라고 하면 결혼식 안 간다'고 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상황을 이해시키려 했다.
이에 A 씨는 "딸이 결혼한다면서 신랑과 함께 저한테 인사도 왔고, 저는 딸의 신혼집도 갔다 왔다"며 "당연히 혼주석에 앉을 줄 알았다"고 서운함을 표현했다.
그는 "딸이 요청하면 결혼식에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도 많이 했는데 혼주석에 못 앉는다니까 기회조차 사라졌다"고 말했다.
서장훈은 "결혼식 당일은 참고, 따로 호텔이나 식당을 잡아서 친가 식구들에게 인사드리는 시간을 마련하는 게 어떠냐"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수근은 보다 직설적으로 "아버지도 잘하신 거 없다. 아내가 바람났다고 해서 아버지가 자식 키운 거 아니지 않냐"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냉정하게 딸이 아버지 싫었으면 연락도 안 했을 것"이라며 "딸이 아빠한테 예의를 갖춘 것이고, 친아빠에 대한 사랑이 있기 때문"이라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