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국민 MC' 송해 3주기 탈상제, 노래와 춤으로 가득한 흥겨운 작별
'전국노래자랑'의 상징적 인물이었던 고(故) 송해의 추모 3주년 탈상제가 8일 서울 구로구 송해아트홀에서 진행됐다.
유족들이 상복을 벗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의식인 탈상제는 생전 웃음과 재치를 잃지 않았던 송해의 성격을 반영하듯 노래와 춤이 어우러진 흥겨운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KBS 1TV '전국노래자랑'을 30년 넘게 진행하며 '원조 국민 MC'이자 '현역 최고령 연예인'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송해는 2022년 6월 8일 세상을 떠났다. 그의 별세 이후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전통 의식과 현대적 추모가 어우러진 특별한 자리
이날 탈상제 무대에는 꽃과 과일, 떡으로 가득 채워진 제사상이 차려졌으며, 마이크를 들고 있는 고인의 사진이 걸려 있었다.
전통 음악이 연주되는 가운데 박수무당이 고인의 넋을 위로하는 의식을 진행했고, 행사 중간에는 고인의 마음을 대변하는 말로 참석자들의 감정을 고조시켰다.
지노귀굿을 진행하던 박수무당은 "여기 온 사람들은 다 내가 그리워서 온 것 같아. 많은 분이 나를 잊지 못하고 이렇게 오니 얼마나 좋아"라고 말하며 참석자들의 손을 정감 있게 잡았다. 이는 마치 고인이 직접 말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으며, 박수무당은 마지막으로 200석 남짓한 객석을 천천히 둘러보며 이승의 풍경을 담아가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서 만신 이평자의 주도 아래 화려한 무복을 입은 무녀들이 망자가 저승으로 편안하게 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베 가르기'와 '도령돌기' 등의 전통 의식을 약식으로 선보였다.
1시간이 넘게 이어진 굿 행사 후에는 생전 고인과 인연이 있던 참석자들이 차례로 절을 올리고 술을 나눠 마시며 긴 작별 인사를 마무리했다.
송해 정신을 계승하는 음악회로 이어진 추모 행사
김성호 송해문화예술진흥회 이사장은 제사에 올린 술을 참석자 모두에게 음복하자고 권하며 "송해 선생님의 '송해 정신'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탈상제 이후에는 '송해 사랑 음악회'라는 이름으로 가수들의 공연이 이어졌다. 이날 행사에는 가수 현숙과 가수 겸 배우 김성환, 정가영, 최영철 등 여러 예술인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특히 현숙은 생전 송해가 딸처럼 아꼈던 가수로, 그녀 역시 고인이 건강이 좋지 않을 때마다 병원을 알아보고 입·퇴원까지 세심하게 챙겼던 각별한 인연을 가지고 있었다.
1927년생인 송해는 1955년 창공악극단에서 가수로 데뷔했으며, 특유의 입담을 바탕으로 1988년부터 2022년까지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하며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그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으며, 2022년에는 95세의 나이로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로 기네스 세계기록에 등재되는 업적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