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지원 기자 = 음주와 흡연 관련 질환에 걸린 10대 여성 청소년들이 최근 3년간 4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금연·금주 교육사업 예산에 대해 대폭 축소 시킨 것으로 알려져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1일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연령별 성별 흡연·음주로 인한 건강보험 환자수 현황' 자료를 지난 10일 제출 받았다.
자료를 보면 흡연으로 인한 질병의 10대 여성 환자 수가 2020년 1449명에서 2022년에는 7389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무려 409.9%의 증가율이다.
같은 기간 음주로 인한 질병의 10대 여성 환자 수 역시 4595명에서 6986명으로 늘어나며 52%의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10대 남성의 경우 흡연 관련 질병 환자 수가 2020년 1666명에서 2022년 2112명으로 26.8% 증가했다. 여성 청소년에 비해 소폭 증가한 셈이다.
음주 관련 환자수는 2020년 3289명에서 오히려 21%감소한 2597명을 기록했다.
성비를 비교해보면 2020년 흡연 관련 질병 환자 수에서 10대 남성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것을 제외하면 지난 3년간 흡연과 음주 관련 질병 모두 10대 여성 환자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한 의원실에 따르면 연령별 흡연 및 음주 관련 질병 환자를 살펴봤을 때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은 세대는 10대뿐이었다.
다른 연령대는 흡연 과련 질병 환자수는 20대에서 환자 성비가 10% 내외 차이로 남녀가 비슷했고 30대부터는 남성의 비율이 급격하게 높아졌다.
음주 관련 질병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이다가 80대 이상에서 환자수 성비가 다시 여성 비율이 높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흡연 관련 질병은 호흡기 결핵, 후두암, 기관지 및 폐암 등이며 음주 관련 질병은 알코올에 의한 신경계통의변성, 알코올성 다발신경병증, 알코올성 만성췌장염 등이 있다.
이 자료는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청소년의 흡연·음주 행태 통계와 상반된 결과인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청이 시행한 '청소년건강행태조사' 결과 지난해 기준 흡연율은 남학생 6.2%, 여학생 2.7%로 조사됐고 음주는 남학생 15%, 여학생 10.9%였다.
이와 관련해 한 의원실 관계자는 "청소년건강행태조사의 경우 학교에서 교사 주관 하에 학생들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학생들이 거짓으로 답변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또한 흡연과 음주에 비교적 더 많이 노출된 학교 밖 청소년들은 해당 조사 대상에 포함될 수 없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청소년 금연·금주 관련 교육 예산도 심각한 상황이다.
2022년 기준 221억 3800만 원이던 예산이 내년도 예산안에서 183억 4500원으로 삭감됐다. 심지어 금주 관련 교육 예산은 전액 삭감됐다.
한 의원은 "정부가 청소년 흡연과 음주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라며 "흡연과 음주를 시작하는 연령에 따라 평생 건강이 크게 좌우될 수 있는 만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금연·금주 교육 예산은 삭감이 아닌 증액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