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가족력도 없었는데 폐암에 걸렸습니다"
인천의 한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12년간 근무한 50대 A씨는 정밀 조직 검사 결과 질병 초기 단계인 폐암 1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A씨는 비흡연자였으며 가족력도 없었다.
그는 평소 한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하루 8시간씩 튀김·구이 요리에서 발생하는 '조리흄'(cooking fumes)에 장기간 노출됐다.
결국 급식실 일을 그만두고 투병생활을 하기 시작했으나 생계 유지가 어려워 지는 상황에 봉착했다.
비정규직 급식실 노동자에게 유급 병가 일수는 1년에 최대 60일로 제한됐기 때문이다.
A씨는 3개월 만에 '직업 암'에 따른 산재를 인정받아 1년간 요양급여를 받았지만, 그 이상의 재정적 지원은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결국 생계 유지를 위해 A씨는 폐암의 원인으로 지목된 학교 급식실로 복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심지어 해당 급식실의 환기 시설 개선 공사는 아직 진행도 되지 않고 있다.
인천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지난해부터 급식실 노동자의 폐암 확진 사례가 잇따르고 있으며, 실질적인 지원 대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천학교비정규직연대회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 급식실 노동자 1천848명의 폐 CT 검진 결과 모두 4명이 폐암 판정을 받았다.
지난 5월부터는 10년차 미만 또는 만 55세 미만으로 대상 범위를 확대해 CT 검진을 진행했고, 2명이 추가로 폐암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같은 문제가 지속되자 인천시교육청도 해결책을 고심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은 오는 2026년까지 공립학교 474곳을 대상으로 급식실 환경 개선 등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