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21일(월)

화재 현장 출동한 경찰, 출산 앞둔 만삭 아내 두고 순직했다

뉴스1


[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새벽 시간대 산 정상에 올라가 화재 원인 조사에 나섰다가 추락해 순직한 고(故) 박찬준 경위(35)의 영결식이 엄수됐다.


7일 오전 10시 부천원미경찰서 서정에서 경기남부경찰청장(葬)으로 박 경위의 영결식이 거행됐다.


이 자리에는 유가족을 비롯해 홍기현 경기남부경찰청장, 경기도의회 의장,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 동료 경찰관 등 250여 명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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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청장은 조사에서 "박 경위는 지난 10년간 위험한 현장에도 한달음에 달려가는 경찰관이었다"며 "언제나 경찰이라는 자부심을 느끼고, 책임을 다하려던 마음을 오래도록 기억하겠다"고 애도했다.


이어 "작별 인사도 없이 동료를 떠나보내는 슬픈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사랑하는 가족들을 우리 동료들이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고인과 함께 10년 동안 근무한 김용민 경사는 고별사를 통해 "야간 근무 무전을 듣고 다친 사람이 누구냐고 메시지를 보냈었는데 (아직) 없어지지 않는 숫자 1을 보면 가슴이 미어진다"고 울먹였다.


고인의 후배 정미수 순경은 "1년여 짧은 시간 함께하는 동안 가장 멋있고 따뜻한 경찰 선배가 사무치게 그립다. 다음 생에는 선배님을 제 후배로 만나 지켜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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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경찰관들은 박 경위의 아내와 앞으로 태어날 아기를 위한 모금 운동을 시작했다.


부천 원미경찰서 직장협의회는 내부망에 "2014년 경찰에 입문해 나라와 이웃에 헌신한 고인은 사랑하는 아내와 태아를 남긴 채 가족의 곁을 떠났다. 홀로된 아내와 앞으로 태어날 첫아기를 위한 모금에 참여하길 부탁드린다"는 글을 올렸다.


지난 1월 1일 해맞이객들로 붐비는 남산 팔각정 / 뉴스1


한편 윤희근 경찰청장은 영결식보다 하루 앞선 전날(6일) 빈소를 찾아 사고 당시 경사였던 박 경위에 대해 1계급 특진을 추서하고, 공로장을 헌정한 바 있다. 박 경위는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박 경위는 지난 3일 오전 5시 20분께 부천 원미산 정상에 설치된 팔각정 화재 원인을 조사하다가 추락 사고를 당했다.


당시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되던 2층에 뚫린 구멍 2.5m 아래로 추락해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틀 만에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