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짜장면이 2천원? 건물주세요?"
음식점에서 파는 음식이 가격이 정말 싸고, 퀄리티가 훌륭할 때 우리는 "혜자다" 혹은 "가성비가 좋다"라고 말한다.
이런 수준을 뛰어넘어 살짝 터무니없이 가격이 싸고, 그에 비해 퀄리티가 너무도 우수할 때 우리는 일종의 밈(meme)처럼 사장님이 건물주라고 넘겨짚는다.
그런데 울산에는 이렇게 넘겨짚을 필요도 없는 짜장면 집이 있다고 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1일 한국일보는 울산 동구 화정동에 자리한 한 중화요리 식당의 메뉴 가격 상황을 정리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곳에서 짜장면 가격은 무려 2천원이었다. 1만 2천원이 아닌, 천원짜리 두 장을 내면 먹을 수 있는 가격 2천원이었다. 짬뽕은 3천원 1인 탕수육은 5천원이었다.
대식가가 짜장면, 짬뽕, 탕수육을 모두 주문해 먹어도 단돈 1만원이면 되는 수준이다. "내 월급 빼고 다 오른다"라는 말이 당연시되는 초고물가 시대와 완전히 역행하는 가격이다.
해당 가격은 12년 전에 책정됐던 가격이었다. 12년 동안 500원도 오르지 않았다.
'북경반점'의 사장님은 매체와 인터뷰에서 "인근 대학교 학생, 노인, 택배기사가 주요 고객이다. 고객의 80%는 가장 저렴한 짜장면이나 짬뽕을 주문한다"라며 "90세가 넘은 어르신도 매일같이 여기서 한 끼를 해결하신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못한 분들을 위해 처음부터 싸게 팔려고 개업한 가게"라고 말했다.
사장님은 모두 국내산 재료를 이용해 음식을 만든다. 고춧가루도 중국산이 아닌, 경북 의성에서 직접 가져온다.
이렇게 팔면 남는 게 있을까 싶지만, 일정 정도 매출이 나오면 적자는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의문이 든다. 요즘처럼 임대료가 비싼 시대에, 진짜 흑자가 날 수 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이 의문은 이 두 마디로 해소가 된다.
"제 건물이라 임대료가 없어요. 저하고 아내가 둘이 일하니 주방장·주방보조 월급이 안 나가요"
두 부부는 한 달에 딱 하루만 쉰다. 매일 아침 7시에 일어나 새벽 2시까지 일한다. 해외여행도 한번 한 적 없고, 건물주임에도 고급 수입차는커녕 국산차도 없이 산다.
부지런히 일하며 힘든 세상 힘들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한 끼라도 마음 편하게 먹게 해주기 위해 살아가고 있다.
이들은 양파, 밀가루 등 재료값이 급상승하고 가스비와 전기요금, 수도요금 등이 급격하게 올랐지만 "음식들 가격 인상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저 이윤을 줄이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