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도 하지 않고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 청년들이 주말에 하루 평균 6시간 이상을 미디어 시청과 온라인 게임으로 보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직 준비 중인 청년이 주말에 학습과 구직 활동에 2시간 45분을 투자할 때, 비구직 청년은 36분만 할애하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 16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청년은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가' 보고서는 국가데이터처의 2024년 생활시간조사를 바탕으로 만 19~34세 미혼 청년의 시간 사용 패턴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학교를 졸업했거나 중퇴한 청년의 평일 2765건, 주말 1806건의 시간 일지를 검토했다. 이번 연구에서 '비구직 청년'은 통계청의 '쉬었음' 청년보다 넓은 개념으로, 가사와 건강상 제약, 직장의 휴·폐업 등으로 일하지 않는 청년까지 포함한다.
평일 시간 사용부터 두 집단 간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구직 준비 청년은 하루 평균 4시간 12분을 시험 준비와 학습, 구직 활동에 사용했다. 비구직 청년의 학습·구직 시간은 1시간 19분으로 2시간 53분 짧았다.
미디어 이용과 게임 시간은 구직 준비 청년이 3시간 42분, 비구직 청년이 4시간 8분을 기록했다.
유튜브나 넷플릭스 같은 미디어 콘텐츠 시청과 온라인 게임이 주를 이뤘다. 문화·관광 활동, 운동, 취미, 유흥 등 적극적 여가 활동 시간은 구직 준비 청년이 1시간 22분, 비구직 청년이 2시간 30분으로 집계됐다.
주말로 가면 시간 사용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구직 준비 청년은 주말에도 하루의 11.5%인 2시간 45분을 학습과 구직에 투자했다.
반면 비구직 청년은 2.5%인 36분에 그쳤다. 비구직 청년의 주말 미디어·게임 시간은 6시간 2분으로, 구직 준비 청년의 4시간 26분보다 1시간 36분 길었다.
연구진은 노동이나 구직에 따른 시간 압박이 적어 비구직 청년은 평일과 주말을 구분하는 생활 리듬이 상대적으로 약한 것으로 분석했다. 일도 구직도 하지 않는 기간이 장기화되면 생활 리듬이 무너져 다시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조성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구직 장기화는 경제적 빈곤을 넘어 심리적 소진과 사회적 단절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기 일자리 연결에 그칠 것이 아니라 무너진 일상을 회복할 수 있는 생활비·정신건강 지원과 진로·직무 재진단 등 다차원적 안전망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조 연구위원은 "비구직 청년을 일괄적으로 취약계층으로 분류하기보다 시간 사용과 소득·고용·건강 상태를 함께 살펴 지원 방안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