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의약품과 원료에 대해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다만 이미 정부와 가격 협상을 마친 화이자, 일라이릴리, 암젠, 아스트라제네카, 애브비 등 13개 대형 제약사는 이번 '관세 폭탄' 대상에서 제외됐다.
2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재의 의약품 및 원료 수입 상황은 국가 안보와 경제를 위협할 정도"라며 "수입 의존도가 높아 공급망 차질 시 의약품 접근이 제한될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 정부의 개입이 미국 특허 의약품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켰고, 이로 인해 해외 생산 의존도가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아직 협상을 마치지 않은 대형 제약사에는 120일, 중소 제약사에는 180일의 유예 기간이 부여돼 미국 내 생산 및 최혜국 대우 협상을 준비할 시간을 갖게 된다.
이번 조치는 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거나 트럼프 행정부와 '최혜국 대우'를 약속하지 않은 의약품을 겨냥한 것으로, 사실상 글로벌 제약 공급망의 미국 회귀를 압박하는 강력한 카드다.
향후 미국 내 생산을 약정했더라도 최혜국 대우 협의가 없는 제약사에는 20%의 관세가 우선 부과되며, 이 세율은 2030년 4월 2일부터 100%로 전격 인상된다.
무역 협상을 통해 관세율을 15%로 고정한 한국과 EU(유럽연합), 일본 등 주요 협정국 역시 100% 추가 관세 적용을 피하게 됐다.
특허가 만료된 제네릭 의약품이나 희귀 의약품, 첨단 치료제 및 상무부가 인정한 일부 동물용 의약품도 적용 대상에서 빠졌다.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로이터통신은 "많은 제약사가 아직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았으며, 중소 기업들이 규제를 피하기 위해 개별 협정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중소 제약사 협의체인 '미국 중견 바이오텍 얼라이언스'(MBAA)는 "최혜국 대우 계약을 체결한 대형 제약사들만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며 협상력이 낮은 중소기업들에 대한 차별적 조치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