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홍성군의 한 시골 마을에서 십수 년간 마을 어르신들을 위한 차량 봉사를 해온 79세 남성이 몰던 화물차에 90대 할머니가 치여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9일 MBC 보도에 따르면 사고는 마을회관 앞 경사진 길에서 일어났다. 파란색 1톤 화물차가 후진하며 비탈길을 내려오던 중 길을 걷고 있던 90대 할머니를 발견하지 못하고 그대로 충돌했다. 할머니는 사고 직후 현장에서 숨졌다.
김대규 마을 이장은 "도로 쪽으로 경사가 지다 보니 허리가 많이 구부러지셔서 그냥 다리에 걸려서, 돌부리에 걸려서 앞으로 낙상하신 줄 알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사고 현장인 노인회관 앞은 경사진 길이 바로 차도와 맞닿아 있어 보행자와 차량이 마주치기 쉬운 구조다.
운전자인 79세 남성은 같은 마을 주민으로 10년째 마을 내 차량 운행 봉사를 해왔다. 사고 당일에도 차가 없는 이웃 어르신들을 마을회관에서 각자 집으로 데려다주던 중이었다.
김 이장은 "저녁 (식사) 끝나시고 차에다가 모셔서 집에 다 모셔다드리는 그런 좋은 일을 하시다..."라며 운전자가 평소 마을을 위해 봉사해온 점을 강조했다.
이번 사고는 농촌 지역의 교통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로 분석된다. 해당 마을에는 하루 5차례만 버스가 운행해 고령자들이 위험을 감수하고도 운전대를 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국에서 후진 차량에 치여 숨진 보행자 10명 중 9명가량이 65세 이상 고령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행자를 감지해 스스로 멈추는 '후진 사고 방지 장치' 등 안전장치를 설치하면 이런 사고를 줄일 수 있지만, 대부분의 화물차에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조차 없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