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호조와 경제 회복세 속 성장의 과실이 고르게 나뉘어야 한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당부에 재계가 5년간 300조원 규모의 대규모 지방 투자로 화답했습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4일 주요 10대 그룹이 향후 5년간 270조원, 재계 전체로는 300조원을 지방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이날 이재명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이같은 투자 계획을 밝혔습니다.
한경협 추산에 따르면 10대 그룹의 270조원 지방 투자가 실행될 경우 최대 525조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221조원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투자 결정은 최근 기업 실적 개선이 일부 업종과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지역 균형 발전과 고용 부문에서 성장의 혜택이 고르게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 인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첨단 산업의 수도권 집중으로 지방은 청년 인구 유출과 소멸 위기에 직면했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고용 격차도 확대되고 있다는 인식입니다.
국가데이터처 자료를 보면 지난해 대기업 제조업생산지수는 118.8로 전년 대비 3.0% 증가해 2015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중소기업은 98.3으로 전년보다 3.3% 하락하며 역대 최저치와 최대 감소폭을 동시에 나타냈습니다.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내수 부진으로 대기업만 성장하고 중소기업은 역성장한 것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경경제는 생태계라고 한다. 풀밭도 있고 메뚜기도 있고 토끼도 있어야 호랑이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라며 "중소기업이나 지방, 청년 세대에도 골고루 온기가 퍼지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류진 회장은 "청년 실업은 그 자체도 문제지만 지역경제의 어려움과 깊이 연결된 문제도 정말 심각하다"며 "이런 악순환을 끊어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시급하다"고 화답했습니다.
재계도 이 같은 문제 인식에 적극 공감하며 격차 해소를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해 11월 한미 관세 협상 세부 합의 이후 이 대통령과의 민관 합동회의에서 "지난 9월 약속한 대로 향후 5년간 6만명을 국내에서 고용하고, 연구개발(R&D)을 포함해 국내 시설 투자도 더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향후 5년간 국내 R&D를 포함해 총 45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삼성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주요 부품사업, 미래 먹거리로 자리 잡은 바이오 산업, 핵심기술로 급부상한 AI 분야 등에 집중해서 채용을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수요 급증에 대응해 충북 청주에 19조원을 투자해 첨단 패키징 팹(공장)을 건설하기로 했습니다.
청주에는 이미 낸드 생산 팹인 M11·M12·M15와 후공정 작업을 담당하는 P&T3가 가동 중이며, HBM 등 차세대 D램 생산을 위한 M15X도 가동을 앞두고 있습니다.
M15X 가동으로 신규 채용 3천명을 포함해 협력사와 건설사까지 1만명 이상의 고용 효과가 예상됩니다.
현대차그룹은 2026∼2030년 5년간 국내에 총 125조2천억원을 투자하는 중장기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재생 에너지가 풍부한 서남권에 1GW 규모 PEM 수전해 플랜트를 건설하고, 인근에 수소 출하센터 및 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현대차는 작년 울산 EV 전용공장을 기공한 데 이어 2027년 가동 목표로 울산 수소연료전지 신공장도 건설 중입니다.
LG는 지난해 말 향후 5년간 국내에 100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LG는 지난해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1조 26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으며, 최근에는 LG이노텍이 광주에 1천억원을 투자해 모빌리티 신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기로했습니다.
LG이노텍은 광지난해 3월 경북도 및 구미시와 6천억원 규모의 MOU를 체결해 구미사업장에 FC-BGA 양산라인 확대와 고부가 카메라 모듈 생산 설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포스코그룹은 올해 포항과 광양 지역을 중심으로 철강, 이차전지소재, 에너지(LNG) 등 핵심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약 5조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현대제철은 충남 당진제철소에 액화천연가스(LNG) 자가발전소 건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고로 효율 향상에도 수천억 원을 투입합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전기차 충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충전소 등 인프라를 전국에 확대 설치합니다.
방산과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도 투자가 가속화됩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충북 보은과 전남 순천에서 각각 추진 장약 스마트 팩토리 증설과 발사체 제작센터 구축을 추진합니다.
GS그룹은 경북 지역 신규 육상풍력 단지 확대와 전남 여수 LNG 허브터미널 건설에 나서며, 경북 울진에서 소형모듈원자로와 신재생 에너지 관련 투자를 검토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