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이웃을 위해 봉사활동에 헌신해온 50대 남성이 갑작스럽게 쓰러진 후 뇌사상태에 빠졌지만, 장기기증을 통해 5명에게 새로운 생명을 선물하며 세상을 떠났습니다.
3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정강덕 씨(53)가 지난달 9일 고려대학교안암병원에서 뇌사장기기증으로 5명의 환자에게 생명을 전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발표했습니다.
정 씨는 지난해 12월 26일 평소와 달리 출근하지 않자 직장 동료가 이상함을 느끼고 가족에게 연락했습니다. 가족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이 정 씨를 집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로 발견했고, 즉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의식을 되찾지 못한 채 뇌사상태에 이르렀습니다.
정 씨는 생전에 가족들과 연명치료에 대한 대화를 나누며 "장기기증으로 누군가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었습니다. 가족들은 "육신은 떠나더라도 다른 이의 생명을 살리는 일은 의미 있는 일"이라며 기증을 결정했습니다.
정 씨는 심장, 간장, 신장(양측), 안구(양측)를 기증해 총 5명의 환자들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전라남도 영광에서 2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정 씨는 밝고 활발한 성격으로 주변 사람들을 세심하게 배려하는 따뜻한 인품을 지녔습니다. 학교 졸업 후 아크릴 제작 기술을 익혀 20년 이상 대형 할인점과 매장의 디스플레이용 소품 제작 업무에 종사해왔습니다.
정 씨는 주말마다 조기축구회 활동을 즐기며 사람들과의 교류를 소중히 여기는 사교적인 성격이었습니다. 특히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정신이 남달라 자율방범대 활동에 꾸준히 참여하며 이웃들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정 씨의 누나 정수진 씨는 "강덕아. 너 없는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 그래도 장기기증으로 여러 사람의 생명을 살리고 떠났으니, 누군가의 몸속에서라도 살아 숨 쉰다고 생각할게. 이제 볼 수는 없지만 어딘가 잘 지내고 있어. 벌써 보고 싶다. 사랑해"라고 애틋한 마지막 인사를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