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성장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베팅했던 선택이, 20여 년이 지난 지금 우주 산업과 인공지능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스페이스X(SpaceX)를 둘러싼 기대감이 글로벌 기술주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그 흐름을 흡수하는 통로로 자리 잡은 미래에셋의 사업 구조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스페이스X의 실적 개선과 상장 가능성을 둘러싼 관측은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 프리미엄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비상장 기업인 스페이스X에 직접 투자하기 어려운 개인 투자자들은 테슬라와 엔비디아, 우주·인공지능 관련 ETF로 자금을 옮기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해외주식 거래 비중이 높은 증권사들이 구조적인 수혜를 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다만 이 같은 흐름은 단순한 테마 효과로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의 현재 포지션이 우연히 만들어진 결과라기보다는, 박현주 회장이 일찍부터 강조해 온 글로벌 투자 전략의 연장선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박현주 회장은 2000년대 초반 국내 금융권에서 가장 먼저 중국 시장에 집중 투자하며 존재감을 키웠습니다. 당시만 해도 중국은 불확실성과 규제 리스크가 크게 부각되던 시장이었지만, 박 회장은 '지금 크고 있는 시장'이 아니라 '앞으로 성장할 시장'을 보겠다는 논리를 앞세웠습니다. 이 선택은 차이나 펀드의 성공으로 이어졌고, 미래에셋이 글로벌 자산운용사로 도약하는 출발점이 됐습니다.
이 전략의 핵심은 특정 국가에 국한되지 않고, 성장 자산을 선제적으로 담아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있었습니다. 미국 ETF 시장으로 무대를 옮겼습니다. 지난해 10월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을 포함한 그룹의 글로벌 ETF 순자산은 약 6000억달러(한화 약 877조원) 규모로, 세계 주요 ETF 운용사 가운데 상위권에 속합니다. 국내 금융회사 가운데 글로벌 ETF 사업을 핵심 축으로 삼은 사례는 드뭅니다.
이 같은 구조는 미래에셋증권의 실적에서도 확인됩니다.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일부 분기에는 위탁매매 수익의 상당 부분이 해외주식과 글로벌 상품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객 자산 가운데 해외 투자 비중 역시 빠르게 늘어, 해외주식 잔고는 수백조원 규모로 추산됩니다.
최근 스페이스X를 둘러싼 기대감이 미국 기술주 전반으로 번지면서, 이러한 구조는 다시 한 번 힘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우주 산업과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성장 서사가 등장했을 때, 미래에셋증권은 이를 담아낼 상품과 거래 인프라를 이미 갖춘 상태였다는 점에서입니다. 중국 성장에 베팅했던 과거 박 회장의 선택이, 결과적으로 글로벌 성장 자산을 선제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체질을 만든 셈입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중국을 읽었던 시선이 이번에는 우주와 인공지능으로 옮겨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성장의 무대만 달라졌을 뿐, 방향성은 유지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과거 중국 투자에서 얻은 성과가 미래에셋의 글로벌 전략을 확신으로 굳혔고, 그 확신이 다시 현재의 수익 구조로 연결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스페이스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의 기업 행보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지만, 그가 만들어내는 서사가 글로벌 기술주 전반의 기대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파동을 흡수하는 쪽은 우주기업 그 자체라기보다, 글로벌 투자 흐름을 중개하는 금융회사들입니다.
결국 이번 국면은 특정 종목의 성과라기보다는, 미래에셋이 구축해 온 사업 구조의 유효성을 다시 보여주는 사례로 읽힙니다. 중국을 기회로 봤던 혜안이 이번에는 우주와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성장 서사를 받아내고 있다는 점에서입니다. 성장의 대상은 바뀌었지만, 성장하는 곳으로 자본을 옮긴다는 원칙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한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지난해 80억달러(한화 약 11조 4천억원)의 이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공식적으로 확인해주지 않았지만, 스페이스X는 오는 6월쯤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공감대가 형성되는 기업 가치는 1조달러(약 1450조원) 이상입니다.
미래에셋은 2022년에 두 차례에 걸쳐 스페이스X에 투자했으며 그룹 차원의 총 투자 규모는 2억 7800만달러(약 4천억원)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투자 금액 기준 미래에셋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이상인 것으로 알려집니다.
스페이스X IPO가 시장 기대감을 뛰어넘을 경우 예상되는 미래에셋의 투자 이익도 더 커지는 상황이기에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