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을 악용한 새로운 형태의 보이스피싱 범죄가 급증하면서 금융당국이 경보를 발령했습니다. 범죄자들은 인공지능으로 아이의 목소리를 조작해 부모를 속이고 금품을 갈취하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학부모 A씨에게 한 남성이 전화를 걸어 자신의 아이를 데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범죄자는 "야 ○○아 빨리 얘기해줘 엄마. 울지 말고 얘기해"라고 말한 뒤 아이가 "아저씨가 때렸어"라고 우는 목소리를 들려줬습니다.
이어 범죄자는 "애가 나보고 미친 XX라고 욕을 했어요. 성의 표시로 술값이라도 좀 해줘. 계좌번호 메모해봐, 50만 원만 해줘"라며 금품을 요구했습니다.
다른 피해 사례에서도 범죄자는 "(아이가) 발로 차고 해서 내 휴대전화 액정이 망가졌다고. 지금 통화 상태로 휴대전화 수리비 50만 원만 입금해"라며 비슷한 수법을 사용했습니다.
SBS가 숭실대 AI보안연구센터와 함께 범죄자가 들려준 아이 목소리를 딥페이크 음성 탐지 프로그램으로 분석한 결과, AI로 조작해 만든 가짜 음성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수환 숭실대 AI보안연구센터장은 "AI로 생성한 목소리들은 인간 목소리랑 다른 특징들을 갖고 있다. 운율이 자연스럽지 않다던가 악센트라던가… 그런데 인간의 귀로는 사실 이걸 감지하기는 좀 어렵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AI 조작 음성 등을 활용한 자녀 납치 빙자 보이스피싱이 증가했다며 소비자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했습니다.
범죄자들은 유출된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아이 이름과 연락처 등을 파악한 것으로 추정되며, 50만 원 안팎의 소액 송금을 요구해 짧은 시간 내에 돈을 갈취하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 보이스피싱 피해자는 "초반에 그런 애 목소리를 들려줬기 때문에… 그래서 너무 당황한 거예요. 경찰도 와 있는데 애의 소재가 파악이 안 되는 거예요"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통신사의 AI 보이스피싱 탐지 서비스 등을 이용해 피해를 예방하고, 이미 이체 피해를 입은 경우 112에 즉시 계좌 지급정지를 요청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