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 소속 축구선수 기성용(37)이 성폭행 의혹을 제기한 초등학교 후배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의 2심 재판이 다음 달 개시됩니다.
2일 법조계는 서울고등법원 민사13부(문광섭 부장판사)가 오는 3월 20일 기성용이 초등학교 후배 A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2심 첫 변론기일을 개최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2021년 A씨와 또 다른 후배 B씨는 전남 지역 초등학교 축구부에서 활동하던 2000년 1월부터 6월까지 선배들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이들은 폭로 과정에서 기성용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폭로 내용을 통해 가해자가 기성용으로 특정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기성용 측은 이에 대해 강력히 반박하며 무고함을 주장했습니다. 성폭력 의혹을 제기한 이들을 상대로 형사 고발과 함께 총 5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섰습니다.
지난해 7월 1심 법원은 "A씨와 B씨가 공동으로 기성용에게 1억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B씨는 이후 항소를 포기해 해당 판결이 확정됐습니다.
다만 이 사건과 관련된 형사 수사를 담당한 서울 서초경찰서는 2023년 8월 A씨와 B씨에 대해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경찰은 기성용의 성폭력 가해 여부에 대해서도 "관련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판단을 내린 바 있습니다.
한편 기성용은 1심 판결 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심경을 공개했습니다. 그는 "4년 동안 어떻게 시간이 흘러갔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긴 시간을 인내하고 기다릴 수 있었던 건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없던 사실을 증명해야 하는 것은 참 어렵고 힘든 일이었지만 결국 진실이 이기고 거짓은 실체를 드러낸다는 값진 경험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길고 지난한 싸움이니 가지 말라고 조언했던 변호인들이 많았지만, 허위 사실로 인해 오해받고 조롱받는 치욕스럽고 억울한 삶을 사는 것은 죽기보다 힘든 일이었다"고 당시의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