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03일(화)

'우유' 그 이상의 영토 확장... 유업계 위기 속 남양유업의 '맛있는 변신'이 시작됐다

국내 유업계가 저출산과 수입 멸균우유 증가라는 이중 압박에 직면한 가운데, 남양유업이 영양 설계 기술을 활용한 고기능성 제품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출생아 수와 합계출산율이 소폭 반등했지만, 영유아 인구의 구조적 감소 추세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 유업계의 핵심 소비층은 장기적으로 축소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1인당 백색시유 소비량은 2022년 26.2kg, 2023년 25.9kg, 2024년 25.3kg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지난 1일부터 무관세로 수입되고 있는 미국산 멸균우유와 일부 유제품도 위협 요인 중 하나입니다. 


남양유업 홈페이지


오늘 7월부터는 유럽산 멸균우유에 대한 관세가 절면 철폐되고, 호주와 뉴질랜드산 멸균 우유도 각각 2033년, 2034년에 무관세로 수입됩니다. 


관세 인하가 점진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당장 여파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업계에서는 민감도가 높은 카페와 베이커리 등에서 수입산 우유의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국내 낙농업의 구조적 특성상 국내 신선우유의 가격을 해외 멸균우유 수준으로 낮추기는 어려운 실정입니다. 농가당 사육 두수가 적어 단위 생산비가 높고, 국토가 좁아 방목이 어렵다는 점도 생산 비용을 가중시킵니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남양유업은 단순히 '우유를 더 많이 파는 회사'에서 벗어나, 영양 설계 기술과 제조 노하우를 앞세운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습니다. 


기존 사업 모델만으로는 성장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


분유와 유가공 분야에서 55년 동안 축적한 영양 설계 경험과 생산 노하우를 성인용 고기능성 식품 시장으로 확장 적용하는 전략입니다.


대표 브랜드 '테이크핏'은 단백질 함량과 성분 설계를 강화한 다양한 제품군으로 라인업을 확장하며 관련 수요를 공략하고 있습니다. 


테이크핏은 지난 2024년 1분기 편의점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성공 공식은 해외 진출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11월 홍콩 '써클케이' 약 430개 매장(마카오 포함)에 단백질 음료를 입점시키며 단백질 카테고리의 첫 해외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테이크핏'의 해외 진출은 단순한 제품 수출을 넘어, 남양유업이 유제품을 넘어 기능성 식품 기업으로 방향을 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라 할 수 있습니다. 


테이크핏 몬스터 / 남양유업


남양유업의 또 다른 강점은 전국 단위 냉장 유통망을 기반으로 한 신선 카테고리 운영 경험입니다. 


회사는 이 같은 역량을 100% 자회사인 '백미당'의 확장 전략에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우유 기반의 아이스크림과 레떼 등 메뉴 외에도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대 중입니다. 


유기농 우유 소프트아이스크림, 프리미엄 라떼류, 프랑스 끼리 크림치즈 콜라보 제품, 계절 빙수, 다양한 베이커리와 ESG 연계의 농가 시즌 메뉴 등 상품·제휴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배구조와 자본시장 신뢰도 측면에서도 변화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공시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최대주주는 한앤코유업홀딩스로, 최근 자사주 소각 등을 반영한 기준으로 보통주 지분 약 63%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최대주주 변경 이후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이 강화됐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이러한 재무 구조와 거버넌스 정비는 비용 효율성을 높이고 선택과 집중이 가능한 경영 체력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백미당 인스타그램


실적 흐름도 개선 조짐을 보입니다. 남양유업은 2025년 3분기 매출 2,375억 원, 영업이익 17억 원을 기록하며 5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습니다. 


절대적인 이익 규모는 아직 크지 않지만, 수요 기반이 위축되는 산업 환경에서도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품 믹스와 채널 전략이 수익성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남양유업의 변화는 전통적인 우유 사업을 고수하기보다는, 보유한 기술 역량을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하는 방향으로 요약됩니다. 


저출산으로 우유 수요는 줄어들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지출은 단백질·기능성 식품·대체식품 등 보다 세분화된 건강 목적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관세 인하와 수입 멸균우유 확대로 가격 경쟁이 심화될수록, 국내 업체들에겐 가격이 아닌 차별화된 가치가 생존의 핵심이 되고 있습니다. 


남양유업은 영양 설계, 제조 공정, 유통 역량이라는 제조업체의 핵심 DNA를 앞세워 이러한 변화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전략입니다. 


남양유업 홈페이지


이러한 사업 전환 속도와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 성과가 2026년 이후 새롭게 형성될 경쟁 구도에서 기업 가치를 가늠하는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