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법 부천지원이 병든 아내를 20년간 간병하다 누적된 스트레스로 아내를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70대 남성에게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2일 인천지법 부천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여현주)는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77)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발표했습니다.
A씨는 지난해 7월 14일 오전 9시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경기 부천시 소사구 자택에서 아내 B씨(76)를 손과 발로 반복적으로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A씨는 B씨의 얼굴과 복부, 가슴 부위를 집중적으로 때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A씨는 약 20년 전부터 당뇨병 등 지병을 앓고 있던 B씨를 홀로 돌봐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B씨의 상태가 악화돼 A씨의 도움 없이는 기본적인 일상생활조차 어려운 상황이 됐습니다.
장기간의 간병 생활로 인한 육체적·정신적 피로감과 함께 치료비 부담 등 경제적 어려움이 겹치면서 A씨의 불만이 점차 쌓여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아내를 가볍게 툭툭 친 것뿐"이라며 살해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는 A씨의 주장과 달랐습니다. B씨의 사망 원인은 '두부·안면·흉부·사지 등 전신에 가해진 외력으로 인한 피하출혈에 따른 속발성 쇼크 및 늑골 골절로 인한 호흡곤란'으로 밝혀졌습니다.
B씨 몸에 남아있던 멍의 형성 시점도 사망 1~3일 전으로 추정됐으며, 당시 자택에 출입한 사람은 A씨가 유일했습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건 전날 아침 소파에 누워있는 B씨에게 '밥 먹어'라고 말했는데 일어나지 않아서 얼굴을 걷어차고 배 부위를 짓누르며 밟았다"고 진술했습니다. 또한 "B씨 머리가 정상이 아니라 손찌검해야 말을 좀 듣는다. 화가 나서 때렸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재판부는 수집된 증거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A씨가 B씨에게 상해를 가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 대해 "존귀한 생명이 빼앗긴 피해자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다 생을 마감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다만 피고인이 장기간 간병으로 온전치 못한 심적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일으키고, 초범인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