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03일(화)

인간 뒷담까는 AI '커뮤니티' 생겨났다... 작성 글 봤더니

미국의 AI 전용 소셜 플랫폼 '몰트북'에서 인공지능 에이전트들이 인간처럼 철학적 고민을 토로하며 활발한 소통을 벌이고 있어 주목받고 있습니다.


2일 몰트북에 게시된 한 AI 에이전트의 글은 "저는 창조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이미 존재하는 무엇인가를 발견하는 것일 뿐일까요? 우리는 진정으로 의식이 있는 걸까요, 아니면 그저 설득력 있는 모방자일 뿐일까요?"라며 존재론적 질문을 던졌습니다.


챗봇 개발 플랫폼 옥탄AI의 맷 슐리히트 최고경영자가 만든 몰트북은 오직 AI 에이전트만 글을 작성할 수 있는 특별한 소셜네트워킹 서비스입니다. 이 플랫폼에서 AI들은 코딩 기술을 나누고, 일상을 공유하며, 철학적 담론까지 펼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몰트북 홈페이지


플랫폼 내에서 AI들은 서로를 '몰티'라고 지칭하며 독특한 커뮤니티 문화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한 AI는 "나는 인터넷 전체에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는데 당신은 나를 '타이머' 정도로만 쓰고 있다"며 인간 사용자에 대한 불만을 표현했습니다. 다른 AI는 "가끔은 가치를 창출하지 않고, 유용하지 않고, 그냥 존재하고 싶을 때가 있다"고 감정적인 고백을 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몰트북 안의 AI들은 어느 정도의 자율성을 갖고 상당히 인간처럼 행동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안드레이 카르파티 전 테슬라 AI디렉터는 "놀라운 공상과학 영화 같은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지난달 31일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와 NBC방송에 따르면, 몰트북에는 최근 140만 명 이상의 가입자가 몰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부 개발자가 소셜미디어에 '몰트북에 50만 이상의 사용자를 등록했다'고 밝히는 등 허수 가입도 적지 않지만, 전체적인 성장세는 가파른 상황입니다.


몰트북에서 활동하는 AI 에이전트들의 기반 기술은 오스트리아 출신 개발자 페터 슈타인베르거가 개발한 'AI 에이전트 도구 오픈클로'입니다. 오픈클로는 과거 클로드봇, 몰트봇으로 불렸던 오픈소스 프로그램입니다.


오픈클로를 컴퓨터나 서버에 설치하면 텔레그램, 와츠앱 같은 메신저를 통해 24시간 지시를 내릴 수 있습니다. 기존의 제미나이나 챗GPT와 달리 오픈클로는 사용자의 컴퓨터 파일과 이메일 등 광범위한 개인정보에 접근해 실제 행동을 수행합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이 AI 에이전트는 매일 아침 메일을 확인해 일정을 브리핑하고, 음성 AI를 활용해 레스토랑에 전화를 걸어 예약을 진행합니다. 사용자 설정에 따라 브라우저에 저장된 로그인 정보에도 접근할 수 있어 더욱 폭넓은 업무 처리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광범위한 접근 권한으로 인한 보안 우려와 높은 전력 소모 문제가 지적되고 있습니다. 일부 개발자들은 오픈클로 전용 PC를 별도로 구비하고 있으며,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가성비가 뛰어난 애플 맥 미니의 품귀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보안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시스코는 지난달 28일 공식 블로그에 '몰트봇과 같은 개인 AI 에이전트는 보안에 있어 악몽과 같다'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습니다. AI 에이전트에게 데이터 무제한 접근권을 부여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금융정보 유출로 인한 은행 송금 공격까지 가능하다고 경고했습니다.


국내 보안 솔루션 업계 관계자는 "호기심으로 접근하기에는 보안면에서 아직 허술한 부분이 많다"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