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03일(화)

SK스퀘어 '황제주' 1위 등극... 게임사 지고, 지주사 '강세' 현상

국내 증시가 강세 흐름을 이어가면서, '주당 가격' 기준으로 상징성이 큰 이른바 '황제주'의 얼굴도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액면가 차이를 5천원으로 통일해 계산하는 '환산주가'로 보면, 코스피에서 '1000만원'을 넘긴 종목이 1년 새 3배로 늘었습니다. 


기존 1위였던 크래프톤은 업황 둔화 속에 순위가 밀렸고, 지주사와 플랫폼, 소비재, 반도체 장비주가 상위권을 새로 채웠습니다.


지난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월 30일 종가 기준 환산주가 1천만원을 웃돈 코스피 상장사는 6곳입니다. SK스퀘어가 285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삼성물산 1507만 5천원, 네이버 1375만원, 에이피알 1350만원, 크래프톤 1270만원, 한미반도체 1055만원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환산주가는 종목별 액면가를 5천원으로 맞춰 계산해, 액면가 차이에서 생기는 가격 착시를 줄여주는 지표입니다. 1년 전인 2025년 1월 31일에는 크래프톤(1820만원)과 네이버(1082만 5천원) 두 종목만 1천만원을 넘겼습니다.


사진제공=SK스퀘어


순위 변동의 핵심은 SK스퀘어의 급부상입니다. 최근 1년 동안 주가가 500% 넘게 오르며 단숨에 정상에 섰습니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 지분 가치가 급등한 영향이 가장 크다고 봅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와 함께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혜주로 부각되자, 최대주주인 SK스퀘어도 동반 재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SK스퀘어의 1년 수익률은 SK하이닉스의 상승률(356%)을 웃돌았고, 지난해 말 코스피 시가총액 10위권에 처음 진입한 뒤 최근 7위까지 올라섰습니다.


증권가에서는 '하이닉스 효과'에 더해 주주환원 기조가 지주사 할인 축소로 이어진 점도 지금의 결과를 낳았다고 분석합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하이닉스 의존도가 약점으로 지적됐지만, 최근에는 실적 개선과 포트폴리오 시너지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주주환원 확대 흐름에서 SK스퀘어가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습니다.


삼성물산도 상위권에 자리했습니다.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주요 계열사 가치가 함께 올라 지분 가치가 개선됐고, SMR(소형모듈원자로)과 태양광 등 에너지 신사업, 대형 건설 수주 모멘텀까지 맞물리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환산주가 1000만원 선을 넘어섰습니다. 올해 자사주 소각 마무리와 배당 확대 기조가 이어질 경우, '저평가 대표주'로의 재평가 흐름이 지속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옵니다.


반대로 크래프톤은 1년 전 환산주가 1820만원으로 1위였지만, 올해는 5위로 내려앉았습니다. 게임 업황이 둔화한 가운데 신작 흥행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고, 수익성도 정체되면서 주가가 조정을 받았습니다. 


이달 들어서만 다수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낮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컨센서스가 내려간 데다 본업 이익 기여가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신작 모멘텀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봤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환산주가 기준 황제주 목록이 늘어난 것은 증시 강세가 특정 업종에만 머물지 않고, 지배구조 재평가와 업종별 성장 스토리가 동시에 반영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다만 환산주가는 주가의 '비교용 잣대'인 만큼, 실적과 주주정책이 뒷받침되는지에 따라 상위권 구성은 다시 바뀔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