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증권은 '가장 젊은 증권사'라는 수식어로 불립니다.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투자자들을 빠르게 끌어들이며 해외주식 거래를 중심으로 외형을 키워 왔습니다. 플랫폼 기업에 가까운 이미지도 함께 따라붙습니다.
다만 이를 증권사라는 틀 안에서 평가하면 시선은 조금 달라집니다. 재무 지표만 놓고 보면 성적표는 화려합니다. 순자본비율(NCR)이 9000%를 웃돌며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이 수치는 회사가 감당할 수 있는 위험 여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됩니다.
그러나 이 숫자를 곧바로 경쟁력이 높다고 해석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토스증권의 사업 구조가 다른 증권사들과 크게 다르기 때문입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토스증권이 유지해야 할 최소 자기자본 규모는 42억원 수준입니다. 증권사 평균(912억원)과 비교하면 격차가 큽니다. NCR은 이 필요자본을 기준으로 산출되는데, 기준 자체가 낮다 보니 비율이 크게 나타나는 구조입니다. 기업금융(IB)이나 자기매매, 신용공여처럼 자본 소요가 큰 업무를 거의 하지 않는 점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로 해석됩니다.
업계에서는 "자본 여력이 충분해서라기보다는, 아직 위험 자산을 많이 보유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내놓고 있습니다. 레버리지를 활용해 수익을 확대하는 전통 증권사와 달리, 토스증권은 브로커리지 중심의 제한된 사업 범위에 머물러 있습니다. 자본을 활용해 수익을 키우는 단계라기보다는, 아직 사업 외연을 넓히지 않은 상태에 가깝다는 의미입니다. 높은 NCR이 곧바로 경쟁력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입니다.
수익 구조 역시 한쪽으로 기울어 있습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가운데 해외주식 수탁 수수료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반면 국내 주식 수탁 수수료 비중은 한 자릿수에 그쳤습니다. 미국 주식 거래 편의성을 앞세운 전략이 외형 성장을 이끌었지만, 수익원이 사실상 하나라는 점은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됩니다.
정부의 정책 변화가 직격탄이 될 가능성도 생겼습니다. 정부는 해외 투자 자금을 국내 증시로 돌리기 위해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해외 주식을 매도한 자금을 국내 주식에 투자할 경우 세제 혜택을 주는 제도입니다. 해외주식 거래 비중이 높은 증권사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군다나 이 제도는 A 증권사에서 해외주식을 매도한 뒤 B 혹은 C 등 타 증권사로 옮겨도 동일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플랫폼 충성도가 이득을 주는 구조가 아닙니다. 해외주식 수수료 의존도가 높은 토스증권으로서는 뼈아픈 정책이 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시스템 안정성 문제도 겹쳤습니다. 올해 들어서만 토스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는 세 차례 장애가 발생했습니다. 주문이 접수되지 않거나, 잔고와 종목 정보가 제대로 조회되지 않는 상황이 반복됐습니다. 인공지능(AI) 기반 뉴스 자동 분류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해 특정 종목에 잘못된 호재성 정보가 노출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주가가 급등락했고, 손실을 봤다는 투자자들의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이 같은 사례는 단순한 전산 장애를 넘어 정보 신뢰성 문제로 이어집니다. 증권사의 핵심 기능 가운데 하나는 정보 전달입니다. 가격 형성과 투자 판단의 출발점이 되는 정보가 잘못 제공될 경우, 그 부담은 투자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편의성과 속도 면에서 아무리 좋다고 해도 '투자자 보호 기능'이 적절하게 이어지지 않는다면 신뢰성에 의문이 생겨날 수밖에 없습니다.
업계에서는 토스증권의 빠른 성장이 '독'으로 작용하는 그림이 나타나고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해외주식 거래는 국내 주식보다 구조가 복잡합니다. 해외 거래소와 현지 브로커, 환전 시스템이 단계적으로 연결됩니다. 거래량이 늘수록 중간 단계에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도 함께 커집니다. 사용자환경(UI) 개선에 집중하는 동안, 금융 인프라의 안정성 확보는 상대적으로 뒤로 밀렸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토스증권은 자신을 '투자 플랫폼'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증권사의 기능은 거래 편의 제공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가격 형성과 유동성, 정보 신뢰와 투자자 보호가 함께 작동해야 합니다. 현재의 사업 구조는 이 같은 역할과 거리가 있다는 지적은 뼈아픕니다.
플랫폼으로서의 성장은 분명합니다. 고객 수와 거래 규모는 빠르게 늘었습니다. 다만 그 성장이 국내 자본시장에 어떤 의미를 남겼는지를 두고는 해석이 갈립니다. 국내 주식 거래 비중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주식 거래로 거둔 수익이 다시 국내 금융시장으로 흘러들어가는 구조도 아직 뚜렷하지 않습니다.
결국 쟁점은 사업 방향입니다. 토스증권은 접근성과 편의성을 앞세워 투자 진입 장벽을 낮췄습니다. 그러나 그 성과가 거래량 확대에 그치는지, 증권사로서의 기능 확장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재무 지표와 외형 성장만으로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향후 어떤 방식으로 자본시장에 참여할 것인지, 그에 따른 역할과 책임을 어떻게 설정할지가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