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03일(화)

감사원 "현대건설, 윤석열 관저 불법 골프장 공사서 허위 문서 정황"

윤석열 정부 당시 대통령경호처가 용산 대통령 관저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사용할 골프 연습 시설을 설치하면서 이를 외부에 알리지 않고 행정 절차도 지키지 않은 사실이 감사원 감사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29일 감사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대통령 관저 이전 관련 감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감사원은 2022년 12월부터 2024년 8월까지 약 1년 8개월 동안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 과정을 감사한 뒤, 관련 법령 위반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국회의 추가 감사 요구에 따라 보완 조사를 실시했고, 이번에 최종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관저 실내 골프 연습시설 / 사진제공=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22년 5월 김용현 당시 경호처장은 김종철 당시 차장 등 경호처 직원 10여 명을 관저로 불러 "대통령이 사용할 골프 연습 시설을 만들겠다"며 공사를 지시했습니다. 외부에서 시설이 보이지 않도록 나무를 심도록 한 정황도 확인됐습니다.


관저 시설 관리 주체는 대통령비서실이지만, 경호처는 이를 비서실에 알리지 않은 채 독자적으로 공사를 추진했습니다. 공사 명칭은 '초소 조성 공사'로 꾸몄고, 내부 결재 문서에는 근무자 대기 시설을 짓는 것처럼 허위로 기재했습니다. 감사원은 이를 허위 공문서 작성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보고, 관련 자료를 김건희 특검에 넘겼다고 밝혔습니다.


공사는 문서상으로는 현대건설이 맡았습니다. 현대건설은 하도급 업체들로부터 약 2억 5900만원이 든다는 견적을 받았지만, 경호처에는 1억 6100만원이면 공사가 가능하다고 서류를 제출했다고 감사원은 확인했습니다.


2022년 7월, 1억 4천만원에 수의계약이 체결됐습니다. 실제 시공은 다른 업체가 1억 2700만원에 하도급으로 수행했고, 이 업체는 다시 3개 업체에 재하도급을 주며 3억 1700만원을 지급해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감사원은 현대건설이 하도급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계약은 2022년 7월 체결됐지만, 공사는 그보다 앞선 5월에 시작됐습니다. 현대건설이 사전 계약 체결을 요청했으나 경호처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호처는 공사 과정과 완료 이후에도 용산구청에 건축 신고를 하지 않았고,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의 사용 승인 절차도 밟지 않는 등 관련 법령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현대건설 사옥 전경 / 사진제공=현대건설


이 시설의 존재는 2024년 11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처음 외부에 알려졌습니다. 감사원은 대통령비서실도 이때서야 시설 설치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비서실은 경호처에 법적 절차를 거쳐 시설을 신고하고 국유재산으로 등록하라고 요구했지만, 경호처는 이를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에도 같은 요구가 있었으나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감사원은 비서실에도 관리 책임이 있다고 봤습니다. 관저에 설치된 국유재산 현황을 매년 점검해야 하지만 이를 하지 않았고, 이전 공사 과정에서 계약 검토와 공사 감독, 준공 검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행정안전부 역시 감독 책임이 있었지만 현장 확인을 한 차례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감사원은 당시 경호처장과 차장, 비서실 담당 비서관 등에 대해 징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으나, 이들이 이미 퇴직해 징계는 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경호처와 행안부에는 각각 주의 조치가 내려졌고, 현대건설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 조치나 과징금 대상이 될 예정입니다.


다만 국회가 제기한 다른 의혹 대부분에 대해서는 위법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관저 공사를 공개 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진행한 점은 보안시설 특성을 고려하면 문제없다고 판단했고, 정자 설치 공사 역시 절차상 미비는 있었지만 특혜는 없었다고 봤습니다. 드레스룸이나 반려동물 전용 공간 설치, 공사비 증액도 법령 위반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김건희씨와 친분이 있는 업체 '21그램'이 관저 공사에 특혜로 참여했다는 의혹에 대해 감사원은 "새로운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