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이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배경에는 주가조작 공범들이 김 여사를 비판한 문자메시지가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 판결에서 공범들의 '뒷담화' 문자를 핵심 증거로 활용했습니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손실에 예민한 성향을 보여 시세조종을 인지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면서도, 주가조작 세력이 김 여사를 '싸가지 없다'고 표현한 점을 무죄 판단의 근거로 삼았습니다.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김 여사의 투자 성향에 대해 의문을 표시했습니다. 2010년 말 김 여사 계좌에서 낮은 가격에 주식을 팔고 동시에 더 비싼 가격에 되사는 비정상적 거래가 발생했을 때, 증권사 직원이 "더 높은 가격에 매수되고 있다"고 실시간 보고했음에도 김 여사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평소 손실 발생 시 즉시 계좌를 옮길 정도로 예민한 성향을 고려할 때, 재판부는 "시세조종 행위를 위한 거래라고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은 아닌가 의심이 든다"고 판시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의 판단을 바꾼 것은 주가조작 세력의 문자 메시지였습니다. 2011년 1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 세력과 수익 정산 문제로 다툰 후, 주가조작 선수인 민모씨와 김모씨는 문자를 통해 김 여사를 "싸가지 없는 시스터스"라고 비판했습니다. 재판부는 이를 근거로 "주포들이 김 여사를 '함께할 팀'으로 보지 않았고 시세조종 정보를 공유할 의사도 없었다"고 분석했습니다.
법원은 김 여사의 예민한 투자 성향을 오히려 무죄의 근거로 활용했습니다. 2012년 7월 주가 하락기에 김 여사 계좌에서 '주가 방어용'으로 의심되는 매수가 이뤄졌지만, 재판부는 "손실에 예민한 김 여사가 '주가 방어를 위해 손해를 감수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면 절대 수락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이 호재성 정보를 미끼로 매수를 권유했을 뿐, 김 여사는 불법 시세조종임을 모른 채 수익 기대감으로만 주식을 구매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재판부는 '의심은 가지만 공모의 증거가 없다'는 법리를 적용했습니다. 김 여사가 자신의 계좌가 주가조작에 사용될 수 있다고 짐작했을 가능성은 있지만, 주가조작 세력과 시세조종을 위해 공모한 명확한 증거는 없다는 것입니다. 주가조작 선수들이 김 여사에게 작전 내용을 보고한 기록이 없고, 김 여사가 직접 주문을 낸 정황도 부족해 '단순히 돈을 맡긴 투자자'의 범위를 넘지 못했다고 봤습니다.
재판부는 "공모 관계는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엄격하게 증명돼야 한다"며 "만약 그와 같은 증명이 부족하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재판부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가담 의혹, 명태균씨 무상 여론조사 의혹,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등 3가지 범죄사실 중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서만 일부 유죄를 인정하고 김 여사에게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