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결혼 비용 부담으로 인해 전통적인 결혼식을 포기하고 혼인신고만 하는 '노 웨딩' 문화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지난 28일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예식장 평균 대관료는 300만원을 기록했습니다.
지역별 격차도 상당해 제주도는 124만원으로 가장 낮았던 반면, 서울 강남지역은 최고 681만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약 1시간 정도 진행되는 결혼식을 위해 수백만원의 대관료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전체 결혼서비스 비용 부담은 더욱 심각합니다. 소비자원이 전국 14개 지역 결혼서비스 업체 500곳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10월 기준 결혼서비스 전체 비용은 평균 2086만원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중 결혼식장 비용이 1500만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8월 1580만원 대비 5.1% 감소했지만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입니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대관료는 35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하락폭이 가장 컸고, 식대도 1580만원에서 1500만원으로 4.7% 줄었습니다.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을 포함한 '스드메 패키지'는 290만원으로 소폭 하락했으나, 스튜디오 개별 기본가격은 139만원으로 오히려 5.3% 상승했습니다.
이러한 비용 부담으로 인해 결혼식을 아예 생략하는 '노 웨딩'을 선택하는 예비부부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형식적인 절차보다는 부부 중심의 의미 있는 방식으로 결혼을 기념하려는 인식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2024년 실시한 '결혼 인식 조사' 결과, 미혼남녀 10명 중 4명이 "상대와 의견이 맞으면 결혼식을 생략해도 된다"고 답했습니다. "굳이 필요 없다"는 응답도 11.4%에 달해, 전체 응답자의 49.2%가 결혼식 진행에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습니다.
결혼업계 한 관계자는 "젊은 세대는 예전보다 결혼식 비용에 부담을 느끼고, 개인의 실속이나 본인 만족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결혼식을 생략하거나 간소화해서 내 집 마련 등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변화는 해외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예식 없이 혼인신고만 하는 '나시혼', 사진 촬영으로 결혼을 대체하는 '포토혼', 집에서 소규모로 치르는 '앳홈 웨딩', 소박한 스몰웨딩을 의미하는 '지미혼' 등 다양한 결혼 형태가 등장했습니다. 심지어 비혼족을 위한 '솔로 웨딩'까지 생겨났습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러한 트렌드에 대해 "버블 경제 시기였던 1980년대와 비교해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했습니다.
미국에서도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하객 수를 대폭 줄인 결혼식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하객 50명 내외의 '마이크로 웨딩', 10명 이하의 '미니모니 웨딩'이 대표적입니다. 해외 결혼정보업체 '셀레브랜트 디렉터리'가 발표한 '2025년 웨딩 트렌드'에 따르면, '마이크로 웨딩' 검색량은 최근 1년간 24.14% 증가했습니다.
개인 중심의 비밀스러운 결혼을 뜻하는 '엘로프먼트'도 전년 대비 10% 증가해 매달 25만 건 이상 검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