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03일(화)

전력 인프라에 베팅한 조현준 회장... 효성중공업, 세계 시장 흔든다

조현준 효성 회장이 전력 인프라를 미래 산업의 핵심 축으로 보고 추진해 온 장기 투자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 산업 성장과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설비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효성중공업이 글로벌 전력기기 '빅4' 반열을 굳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은 기술 경쟁력과 현지 생산 역량을 동시에 강화하는 전략으로 미국, 인도, 유럽 주요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단기 실적보다 중장기 시장 주도권을 중시한 조 회장의 판단이 최근 전력 인프라 수요 확대 국면과 맞물리며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조 회장은 AI 기술 발전이 산업 구조와 전력 수요의 성격을 동시에 바꿀 것으로 보고, 전력 설비 산업을 그룹의 미래 성장 축으로 설정해 왔습니다. 기술 고도화와 현지 생산기지 확보를 병행해야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해외 생산 거점 투자를 선제적으로 추진했습니다.


미국 테네시 멤피스에 자리한 효성중공업의 초고압변압기 공장 전경 / 사진제공=효성


대표 사례가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입니다. 효성중공업은 최근 멤피스 공장에 1억 5700만달러(한화 약 2,279억원)를 추가 투자해 2028년까지 생산능력을 50% 이상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해당 공장은 미국 내에서 유일하게 765kV 초고압변압기 설계와 생산이 가능한 시설입니다. 증설이 완료되면 미국 내 최대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됩니다.


효성중공업은 2020년 멤피스 공장을 인수할 당시에도 미국 전력 시장의 성장성과 현지 생산기지의 전략적 가치를 보고 투자를 결정했습니다.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증설을 진행하며 누적 투자액은 약 3억달러(약 4,356억원)에 이릅니다. 현재 효성중공업은 미국 765kV 초고압변압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인도 시장에서도 같은 전략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효성중공업은 인도 푸네 초고압 차단기 공장 증설을 추진하며 송전망 현대화와 산업 성장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인도 초고압 차단기 시장 점유율은 50% 이상이며, 800kV 이상 초고압 GIS 부문에서는 95%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2024년 기준 인도법인 매출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2025년 실적은 더 좋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국내에서는 창원 초고압변압기 공장 증설을 완료해 글로벌 수요 증가에 대응할 수 있는 생산 기반을 확보했습니다. 유럽 시장에서도 대용량 초고압변압기 기술력을 앞세워 영국과 스코틀랜드, 노르웨이 송전 전력회사들의 400kV 변압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효성중공업은 국내 전력업체로는 처음으로 독일 송전업체와 초고압변압기와 리액터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프랑스 송전업체와도 장기 계약을 잇달아 맺으며 유럽 전력 시장에서 신뢰를 넓히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기술 신뢰를 기반으로 장기 거래선을 확보하는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조현준 효성 회장 / 사진제공=효성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도 병행되고 있습니다. 효성중공업은 네덜란드 아른험에 글로벌 R&D 센터를 설립해 친환경 전력기기와 토털 그리드 솔루션 개발에 나섰습니다. 글로벌 전력 시장의 중심지에 연구 거점을 두고 차세대 전력 기술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입니다.


효성중공업은 조 회장의 장기 전략을 바탕으로 미국과 인도, 유럽을 잇는 글로벌 생산·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AI 산업 성장에 따른 전력 인프라 수요 확대 국면에서, 기술력과 현지 생산 역량을 동시에 갖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입니다.


2023년 효성중공업이 스코틀랜드에 공급한 초고압변압기 / 사진제공=효성중공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