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5000대를 돌파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코스닥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오찬에서 디지털 자산을 활용한 '코스닥 3000' 달성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이러한 발언이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코스닥은 코스피와 달리 실적 성장세가 부진한 상황입니다.
기관투자자들이 '코스닥 3000' 발언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관투자자들은 9735억2100만원 규모의 코스닥 주식을 매수했습니다.
기관이 하루에 1조원에 가까운 코스닥 주식을 사들인 것은 이례적인 현상입니다. 외국인투자자들도 1050억4100만원을 순매수했습니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1조원을 넘는 규모를 순매도했습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3.58포인트(2.43%) 상승한 993.93으로 마감하며 '천스닥' 달성을 앞두고 있습니다.
기관투자자들은 최근 주가가 급락한 바이오 종목들을 중심으로 매수에 나섰습니다. 23일 기관 순매수 1위는 에이비엘바이오(621억원)였습니다. 알테오젠 여파로 10% 이상 급락했던 에이비엘바이오는 기관 주도 매수세에 힘입어 10.24% 급등했습니다.
코스닥 바이오주들은 시가총액 1위인 알테오젠이 글로벌 빅파마 머크로부터 받기로 한 로열티 조건이 예상을 하회하면서 21일 동반 급락했었습니다.
반등을 시도하는 이차전지 기업들도 기관 순매수 상위권에 올랐습니다. 기관투자자들은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을 각각 400여억원씩 매수했습니다. 이 두 종목은 중국 업체와의 경쟁 심화와 전기차 시장 성장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2023년 고점 이후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서버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와 현대차 '아틀라스' 공개 이후 주목받는 로봇용 이차전지 활용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 심리를 자극하며 반등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바이오주와 이차전지주를 중심으로 한 기관 주도의 코스닥 랠리는 금융당국이 지난달 발표한 코스닥 시장 활성화 대책과 맞물려 전반적인 상승장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신중한 시각도 존재합니다.
코스닥 시장의 구조적 한계 때문입니다. 지수 상승을 견인할 우량주들이 코스피로 이전 상장하는 관행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현재 시가총액 1위인 알테오젠도 코스피 이전상장을 확정한 상태입니다. 전체 거래의 80%를 개인투자자가 차지하고 있어 중장기적인 상승 방향성을 잡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실적 부진도 주요 과제로 지적됩니다. 코스닥지수는 2000년 3월 10일 장중 2925.50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당시 정보기술(IT) 벤처기업들은 실적 없이도 주가가 10배 이상 상승했지만, 이는 결국 '거품'으로 판명됐습니다.
유동성과 실적을 고려할 때 코스닥의 실질적 고점은 2021년 8월 기록한 장중 1062.03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실적 개선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 한 거품 없는 지속적인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