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 속에서도 홀로 산속 쓰레기를 치우는 미국인의 모습이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인천시 부평구는 25일 구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온 한 시민의 글을 통해 이같은 사연이 알려졌다고 밝혔습니다.
부평구 청천동에 20년간 거주하고 있는 박모(65)씨는 지난 17일 오전 등산 중 장수산 진입로에서 특별한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한 외국인이 영하의 추위 속에서도 산속에 버려진 쓰레기를 혼자서 치우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연에 따르면, 미국인 A씨는 땅속에 묻혀 있던 폐기물을 끌어내며 한곳에 모으는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거친 숨을 내쉬며 열심히 일하는 A씨의 모습을 지나가는 등산객들은 잠깐 쳐다볼 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궁금증을 참지 못한 박씨가 "왜 혼자서 이런 일을 하고 있느냐"고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A씨는 번역기를 통해 "이렇게 쓰레기를 모아 놓고 친구에게 연락하면 구청에 대신 신고를 해줘서 트럭이 실어 간다"고 설명했습니다.
대화를 나누면서 박씨는 A씨가 2024년 한국에 입국해 인근 아파트에 살고 있는 미국인이며, 주로 토요일마다 등산로 쓰레기 치우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박씨는 "직장이 강남인데 산까지 왕복 3시간이 걸린다고 하더라"며 "환경 관련 일을 하는지 물어봤는데 그것도 아니라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박씨가 공개한 사진에는 추위로 귀와 볼이 빨갛게 언 상태에서도 쓰레기 수거에 집중하는 A씨의 모습과 그가 모은 쓰레기 더미가 담겨 있습니다. 수거된 쓰레기는 천 조각, 고무 장화, 각종 생활 폐기물 등 자연 분해가 어려운 물품들이었습니다.
박씨는 A씨의 행동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박씨는 "피곤할 텐데 주말 아침에 나와 얼굴과 귀가 새빨갛게 얼어 보기에도 안타깝고 제 자신이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른다"며 "동네에 살면서도 무관심했던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워 휴대전화 번호를 교환하며 다음엔 꼭 동참하겠다고 약속하고 헤어졌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