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직전,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무위원들에게 "김건희 여사도 이 사실을 모른다"며 "오늘 집에 들어가면 아내가 굉장히 화낼 것"이라고 말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징역 23년을 선고받은 1심 판결문에 당시 상황이 상세히 기록됐습니다. 뉴스1이 22일 보도한 판결문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2024년 12월 3일 저녁 8시 30분경 대통령 집무실에서 핵심 각료들과 만났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오늘 밤 10시경 비상계엄을 선포하려고 합니다"라고 통보했습니다. 그는 "국회가 내각 각료와 검사 탄핵에 예산까지 삭감해 더 이상 국정 수행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습니다"며 "종북세력 때문에 국가기능이 망가질 지경입니다"라고 비상계엄 선포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저녁 8시 45분경 김 전 장관의 안내로 한 전 총리가 대통령 집무실에 들어왔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한 전 총리에게도 비상계엄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내가 책임지고 국가를 구해야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대국민 담화문과 포고령, 비상계엄 관련 지시 사항 문건을 전달했습니다.
한 전 총리는 윤 전 대통령의 의지가 확고함을 확인한 후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위해서는 국무회의를 거쳐야 합니다"라고 건의했습니다.
저녁 8시 50분을 전후해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과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이 대통령 집무실에 도착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들에게 "원래 국무위원들도 안 부르고 그냥 선포하려고 하다가 부른 것입니다"라며 "내 처도 모릅니다. 아마 내가 오늘 집에 들어가면 처가 굉장히 화낼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조 전 장관은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수 있으니 재고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윤 전 대통령은 듣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때 조태열에게 동조하면서 '비상계엄 선포에 반대한다'는 취지로 말한 사람은 없었습니다"라고 명시했습니다.
실제로 12·3 비상계엄 직후 김 여사가 윤 전 대통령에게 화를 냈다는 진술도 나왔습니다. 지난달 내란특검팀은 "김 여사가 윤 전 대통령에게 '너 때문에 다 망쳤다'며 굉장히 분노했다"는 김 여사 측근들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