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포츠계의 두 전설이 만나 화제를 모았습니다. 피겨스케이팅의 '빙판 위 황제' 김연아와 배구계의 '메시' 김연경이 유튜브에서 특별한 만남을 가졌습니다.
지난 22일 김연경이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식빵언니 김연경'에서는 두 스포츠 레전드의 대화를 담은 콘텐츠를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은퇴 후 일상과 제2의 인생에 대해 솔직하고 유쾌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공개 전부터 이미 화제였습니다. 김연경은 사흘 전 22개 콘텐츠 '겉바속톡'의 예고편을 올렸는데, '빙판 위의 황제'라는 자막과 함께 한 인물이 문을 여는 장면만으로도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극했습니다.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김연아임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김연아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로 '피겨 퀸'이라 불리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은메달을 마지막으로 현역에서 은퇴했습니다. 김연경은 '배구계 메시'로 불리며 현역 시절 세계 최고의 여자 배구 선수로 활약했고, 올림픽에 3회 출전해 두 차례나 한국을 4강으로 이끌었습니다.
김연경은 김연아와의 만남 후 "많은 분이 우리 투샷을 기다렸단다"라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는 "내 자식을 낳으면 '김연' 들어가는 이름을 지어야겠다는 댓글이 많더라"며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학연, 지연 말고 김연'이라는 자막도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두 선수는 은퇴 후 운동에 대한 서로 다른 접근 방식을 보여줘 흥미를 더했습니다. 김연아는 "은퇴한 지 12년이 됐다. 예전엔 운동할 때 쉴 때도 쉬는 게 아니었다. 머리 한 켠엔 운동에 대한 걱정과 고민이 항상 있었다. 그거 없이 편안히 쉴 수 있다는 게 너무 크더라"고 털어놨습니다. 김연경이 "운동을 좀 하느냐"고 묻자 김연아는 "아예 안 하는 걸 실천하고 있다"고 답해 웃음을 유발했습니다.
지난해 은퇴한 김연경은 놀라워하며 "은퇴하고 나서 그동안 못 마셨던 술도 마시고 야식도 챙겨 먹으며 즐겁게 지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건강검진을 받았더니 고지혈증 판정을 받고 간수치까지 높아져 깜짝 놀랐다. 지금은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연아는 남편인 보컬 그룹 '포레스텔라' 멤버 고우림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5월에 제대하고 6개월이 지났다. 일상으로 돌아와서 활동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습니다. 김연경이 '군 복무 기간 잘 기다려준 것 아니냐'는 말에 김연아는 "기다려야 한다. 법적으로 묶였는데"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이어 "다시 연애하는 느낌이었다"며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김연경이 "고우림 씨가 '연아 님한테 잘 보이는 법'으로 거슬리게 안 하기, 예쁜 말 하기를 꼽았다"고 하자 김연아는 "그런 사람 아니다. 누가 보면 엄청 막 남편 잡도리하는 줄 알겠다"며 반박했습니다. 그는 "애초 거슬리게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다만 남녀가 다르다 보니 여자 입장에서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하게 되고 생활 습관을 맞춰가는 과정일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두 사람은 최근 즐겨보는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김연경은 최근 주목받는 일본 리얼리티 프로그램 '불량연애'를 언급하며 "주변 추천으로 보는데, 평소 일본어를 조금 할 줄 알다 보니 몰입해서 보게 된다. 화면에 나오는 상황이 흥미진진해 '이거다' 싶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김연아는 "나는 솔로와 이혼 숙려 캠프 같은 프로그램을 오래전부터 봐온 시청자"라며 "주인공의 상황에 공감해 '맞아 맞아' 소리치거나 울면서 볼 때가 많다"고 고백했습니다. 김연경은 "이런 거 안 좋아하는 여자 없다. 남자 분은 이런 프로그램을 보며 '그딴 거 왜 보냐'고 묻기도 하지만, 정말 몰입해서 보게 된다"며 공감했습니다.
우월한 운동 DNA를 지닌 두 황제는 서로의 종목을 바꿔 상상해보는 재미있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김연경은 김연아가 배구 선수라면 '세터'가 어울릴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세터 포지션이 두뇌 싸움도 많이 해야 하고 힘든 포지션인데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연아는 배구 선수의 점프력을 언급하며 "피겨하면 점프를 잘 뛰시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미소 지었습니다. 김연경은 "체형이 쉽지 않다. 192cm가 피겨하면 멋있을 것 같긴 하다"고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두 리빙레전드는 내달 개막하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단에 대한 응원 메시지도 전했습니다. 김연경은 "요즘 동계올림픽 관련해 이슈도 없고 사람들이 잘 모른다"며 "(선수들이) 너무나 힘들게 준비했을 것이다. 많이 응원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김연아 역시 "다양한 종목과 훌륭한 선수가 많으니까 꼭 응원해달라"고 두 손을 불끈 쥐며 한국 선수단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