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미국과 유럽산 유제품에 대한 관세가 대폭 인하되면서 국내 유업계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관세 장벽 완화로 인한 수입산 유제품의 경쟁력 강화가 카페와 베이커리 등 기업 간 거래 시장을 중심으로 기존 시장 구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 1일 뉴스1은 업계의 말을 빌려 이날부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한·EU FTA 이행 계획에 따라 해외산 유제품에 대한 관세율이 추가로 낮아졌습니다.
정부는 2011년 유럽연합(EU), 2012년 미국과 각각 FTA를 체결하면서 당시 평균 36%였던 유제품 관세율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기로 약속했습니다.
미국산 유제품의 경우 2023년 7.2%에서 2024년 4.8%, 2025년 2.4%로 점진적인 인하가 이뤄져 왔으며, 올해부터는 관세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유럽산 유제품도 2023년 9% 수준에서 매년 감소해 올해부터는 품목에 따라 0~2.5% 범위까지 떨어진 상태입니다.
호주와 뉴질랜드산 우유에 대한 관세 완화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현재 10%대 관세가 적용되는 호주산 우유는 2033년, 뉴질랜드산 우유는 2034년부터 각각 무관세 체제로 전환될 예정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관세 인하 효과가 일반 소비자 시장보다는 기업 간 거래(B2B) 영역에서 먼저 체감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카페·베이커리·식음료 제조업체 등 대량 구매 업체들이 관세 부담 완화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수입산 멸균우유와 원료용 유제품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멸균우유·치즈 등 가공용 원료의 경우 신선도보다는 가격 경쟁력과 안정적인 공급이 핵심 요소로 작용합니다.
관세 인하 폭이 커질수록 수입산 제품 비중 확대를 고려하는 업체들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국내 원유 기반의 기존 낙농·유가공 산업 구조에 중장기적인 도전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수입 데이터에서도 이런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유제품 관세 단계적 인하 이후 멸균우유 수입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2021년 2만3199톤에서 2022년 3만1386톤, 2023년 3만7361톤으로 매년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는 4만8671톤으로 증가세가 더욱 가팔라졌습니다.
올해도 1~11월 기준 4만5720톤을 기록해 이미 전년도 수준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소비자 시장에서는 단기간 내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국내 유업계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수년간 관세가 점진적으로 내려온 만큼 가격 경쟁력 변화가 상당 부분 이미 반영되었고, 유통기한과 신선도를 우선시하는 신선 우유 중심의 국내 소비 패턴도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입니다.
유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산 유제품에 대한 단계적인 관세 인하에 따른 가격 경쟁력 변화는 이미 단계적으로 반영돼 온 상황"이라며 "단기간에 급격한 영향이 나타나기보다는 B2B 시장을 중심으로 점진적인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