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03일(월)

"셀카요? 갤럭시를 가져오셔야 찍어드리죠"... 이재용 회장의 농담(?)

지난 3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자리한 '깐부치킨'에서 성사된 이른바 '깐부회동'은 평소 좀처럼 보기 힘든 재계 총수들의 소탈한 모습을 보여주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폐쇄된 프라이빗 공간이 아닌 일반 식당 홀에서 시민들과 어우러져 치맥(치킨+맥주)을 즐겼습니다. 세 사람이 나란히 앉아 웃고 대화하는 장면에 매장 안팎에서는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30일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 삼성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맥' 회동 중 시민들에게 치킨을 나눠주고 있다 / 뉴스1(공동취재)


황 CEO는 자리에 앉자마자 이 회장과 정 회장에게 위스키와 인공지능(AI) 슈퍼컴퓨터 'DGX 스파크' 등을 선물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는 주변 손님들과도 거리낌 없이 대화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교류했습니다.


한 가족 단위 손님 테이블에서 치킨을 먹던 어린이를 본 황 CEO는 "리틀 보이, 심심하지 않니?"라며 자신의 자리로 불렀습니다. 아이가 다가오자 황 CEO는 악수를 청했고, 이 회장과 정 회장은 "내가 누군지 아니?"라고 차례로 물었습니다. 이에 아이가 "이재용 회장만 알아요"라고 답하자, 정 회장은 웃으며 "아빠 무슨 차 타시니? 나는 그 차 만드는 아저씨야"라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습니다.



잠시 뒤 또 다른 아이가 사인을 받으러 오자, 정 회장은 "아저씨는 차 만들고, 이 아저씨는 휴대폰 만들어"라고 소개했습니다.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고, 현장은 더욱 따뜻한 분위기로 바뀌었습니다.


이재용 회장은 시민들의 셀카 요청에도 흔쾌히 응했습니다. 직접 휴대전화 구도를 잡아주며 포즈를 취했지만, 한 손님의 휴대전화가 아이폰인 것을 보고는 "갤럭시를 가져오셔야죠"라며 웃으며 장난스럽게 촬영을 미뤘습니다. 식사 도중 식기가 부족하자 "사장님"을 직접 부르며 수저와 포크를 챙겨오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역 인근 깐부치킨 매장에서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킨 회동을 하고 있다 / 뉴스1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정의선 회장이 제안한 '러브샷'이었습니다. 정 회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제가 러브샷을 제안드립니다!"라고 외치자 매장은 환호로 가득 찼습니다. 황 CEO와 이 회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팔짱을 낀 채 잔을 부딪치자 황 CEO는 "맛있다!"를 연발하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황 CEO는 한국식 '소맥(소주+맥주)'과 치킨 맛에도 감탄을 거듭했습니다. 닭이 나오자 시민들은 "누가 먼저 닭다리를 잡을까"를 지켜봤고, 정 회장이 먼저 집자 황 CEO가 다른 다리를 찾아드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양념치킨을 맛본 황 CEO는 "정말 맛있다"며 주위 손님들과 치킨을 나누었고, "제가 너무 못나게 먹나요?"라고 묻자 손님들은 "귀여워요!", "너무 멋있어요!"라며 화답했습니다.


하이트진로의 소맥 제조기에서 술을 따르던 황 CEO는 "조금 싱겁다"며 직접 소주를 더 부어 농도를 맞추기도 했습니다. 이에 정 회장은 "요즘은 '테슬라(테라+참이슬)'가 폭탄주 중 최고라던데요"라며 웃으며 응수했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30일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 삼성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치맥' 회동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스1(공동취재)


결제는 이재용 회장이 맡았습니다. 황 CEO가 "이 두 분이 돈이 아주 많다. 디너 이즈 프리(저녁은 공짜다)"라고 외치자 매장은 웃음과 환호로 가득 찼습니다. 약 250만 원가량의 1차 식사비는 이 회장이, 이어진 2차 자리는 정 회장이 결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황 CEO는 이번 방한에 동행한 딸 메디슨 젠슨에 대해서도 짧게 언급하며 가족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식당 주인에게는 감사의 뜻으로 사인과 함께 기념 액자를 남겼습니다.


젠슨 황(왼쪽부터)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치킨집에서 회동을 갖고 러브샷을 하고 있다 / 뉴스1(공동취재)



세 사람의 테이블 옆에서 식사하던 한 20대 여성 손님은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볼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이날의 '깐부회동'은 단순한 식사가 아닌, 세 거물의 인간적인 면모와 한국 사회의 새로운 '리더십 문화'를 보여준 장면으로 남았습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