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03일(월)

지중해서 발생한 '첫' 흑상어 인간 공격... 행동 변화 원인은

온순한 성격으로 알려진 흑상어가 인간을 공격해 사망에 이르게 한 전례 없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지난 28일(현지 시간) 과학전문 매체 사이언스얼랏은 이 충격적인 사건에 대해 보도했습니다.


지난 4월 21일 이스라엘 하데라 해안에서 100m 떨어진 지중해 해역에서 비극적인 상어 공격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흑상어 / 위키피디아


40세 남성이 스노클링을 하며 고프로 카메라로 흑상어(Carcharhinus obscurus) 무리를 촬영하던 중 상어의 공격을 받아 목숨을 잃었습니다.


흑상어는 일반적으로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상어 종으로 분류되어 왔기 때문에 이번 공격 사건은 해양생물학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프랑스 PSL 대학의 해양생물학자 에릭 클루아와 영국 엑서터 대학의 크리스티안 파튼은 이 사건을 심층 분석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동물행동학(Ethology)'에 발표했습니다.


연구진은 상어가 호기심으로 카메라를 탐색하던 중 실수로 피해자를 물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상어가 우발적으로 카메라를 든 남성을 공격하면서 피가 흘렀고, 이에 반응한 주변의 다른 상어들이 몰려들면서 참혹한 결과를 초래했다는 설명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피해자가 도움을 요청하는 비명을 지르며 주변 바닷물이 붉게 물들었고, 상어들의 등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가 수면 위로 드러난 후 피해자는 시야에서 사라졌습니다.


다음 날 실시된 수색 작업에서는 소량의 유해만이 발견되었으며, 신원 확인 결과 여러 마리의 상어에 의한 공격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하데라 해안은 상어 관찰 명소로 유명한 지역입니다. 인근 해수 담수화 시설에서 배출되는 따뜻한 물 때문에 많은 수의 흑상어들이 이 해역으로 모여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연구진은 인간과의 빈번한 접촉이 상어의 행동 패턴을 변화시켜 이번 사망 사건을 야기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연구진은 "해당 지역의 인위적인 먹이 공급으로 인해 구걸 행동을 포함한 행동이 익숙해졌고, 이는 대담해진 상어가 스노클러가 들고 있는 카메라를 반사적으로 물며 의도치 않게 그를 다치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소리나 피 냄새 등의 후각 자극이 먹이 사냥을 촉발시켜 여러 상어가 이에 동참했을 가능성도 높다. 이 사례 연구에서는 개체 간의 극심한 경쟁이 인간이 본래 먹잇감이 아니라는 비본능적 인식을 아마도 압도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