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의 대표적인 함재기인 F/A-18F 슈퍼호넷 전투기가 남중국해에서 작전 수행 중 바다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전투기는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탑건: 매버릭'에 등장하며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진 기종입니다.
미 해군 태평양 함대는 27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USS 니미츠 항공모함에서 출격한 항공기들의 연쇄 추락 사고를 공식 확인했습니다. 전날 오후 2시 45분경(현지시간) MH-60R 시호크 헬리콥터가 먼저 바다로 추락했고, 30분 후 F/A-18F 슈퍼호넷 전투기도 같은 운명을 맞았습니다.
다행히 두 항공기에 탑승했던 승무원들은 모두 무사히 구조되었으며, 미 해군 측은 "전 승무원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정확한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차 아시아를 순방 중이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전용기 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고를 인지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량연료가 원인일 수 있다"는 추정을 제시했습니다.
이번에 추락한 F/A-18F 슈퍼호넷은 2022년 개봉작 '탑건: 매버릭'에서 주인공 톰 크루즈가 조종하는 전투기로 등장하며 한국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영화 속에서는 구형 기종이라는 설정에도 불구하고 저고도 침투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한국은 1980년대부터 1990년까지 진행된 차세대 전투기 도입 사업에서 F/A-18F 슈퍼호넷을 후보로 검토했으나, 가격 조건이 맞지 않아 최종적으로 F-16 전투기를 선택한 바 있습니다.
F/A-18F 슈퍼호넷은 뛰어난 성능으로 명성을 얻고 있지만, 올해 들어 연이은 추락 사고로 불명예를 안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4월, 5월에도 추락 또는 격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번 사고에 대해 중국 정부는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만약 미국이 중국에 제의한다면 중국은 인도주의적 각도에서 출발해 미국에 필요한 협조를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미국의 군용기가 남해(남중국해)에서 군사 연습을 벌이다 추락했다"며 "미국이 군함과 군용기를 보내 무력을 과시하는 것은 해상 안전 문제를 야기하고 지역 평화·안정을 파괴하는 근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