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첫 여성 총리로 취임한 다카이치 사나에가 공식 석상에서 착용한 가방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품절 사태를 빚고 있습니다.
화제의 중심에 선 제품은 일본 전통 가죽 브랜드 '하마노 피혁공예(濱野皮革工藝)'의 대표작 '그레이스 딜라이트 토트백'입니다.
지난 26일(현지 시간) 하마노 피혁공예 측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각종 SNS와 뉴스 사이트에서 제104대 총리가 당사의 가방을 들고 있는 사진이 화제가 되고 있다"며 "해당 가방은 최근 이틀간 공장의 한 달 생산량만큼의 주문이 들어와 내년 2월 말 출하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다카이치 총리가 자주 드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그의 '애착가방'이라는 반응을 얻고 있는 이 제품의 가격은 소비세 포함 13만 6,400엔(한화 약 128만원)입니다.
천연 가죽으로 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무게가 700g에 불과한 가벼움과 A4 서류가 들어가는 실용적인 크기가 특징입니다. 총 8가지 색상으로 출시되었으며, 다카이치 총리가 사용한 검은색 모델이 가장 먼저 품절됐습니다.
하마노 피혁공예는 1880년 도쿄 신바시에서 '하마노 덴키치 상점'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14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일본 대표 명품 가죽 브랜드입니다.
'한 사람을 위한 가방'이라는 사명 아래 장인의 수작업을 바탕으로 제품을 만든다는 철칙을 지켜오고 있는 하마노는 근대 일본이 서구식 복장과 문화를 받아들이던 시기와 맞물려 성장했습니다.
비즈니스인사이더 재팬에 따르면 당시 신바시에는 무가 저택이 많았고, 칼 제작업을 영위하는 사람들이 많아 장인의 마을로 번성했기 때문에 하마노는 가죽 칼집을 제작했습니다.
군인용 칼집, 여성용 벨트 등을 거쳐 미국 보그지 등으로부터 유럽과 미국의 패션에 영감을 받아 여성 가방을 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2대 사장은 일본의 가죽 장인들을 프랑스로 파견해 최신 유럽 패션 기술을 배우게 했고, 1930년대에는 일본 특유의 감각을 담은 유럽풍 가방을 선보였습니다.
일본 황실에도 가방을 납품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3대째 사주 하마노 노리유키가 황실 폴로 경기 지도 역할을 맡으면서 황실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황실 관계자가 외무성을 통해 영국 왕실의 고 다이애나비에게도 가방을 헌상하는 등 일본 왕실과 셀러브리티가 애용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하마노는 현재까지도 핸드백 등을 황실에 납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현재 하마노의 '그레이스 딜라이트 토트백'은 공식 웹사이트 또는 나가노현 공방 방문을 통해서만 구매가 가능하며, 브랜드 측은 "유사 상호를 쓰는 온라인 판매처에 주의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하마노 피혁공예 공방이 있는 나가노현 지자체장은 "이번 이슈가 지역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고향 납세를 통한 지역 소비확산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며 기쁨을 표했습니다.